흰고무신 신고 삭발하고…

고등학교 다닐 적, 두발단속이 심했다. 별로 길지도 않은데 길다고 뭐라 하길래 다음 날 삭발하고 학교에 갔다. 그랬더니 반항하냐고 뭐라고 하고. 그래서 그 다음 날 실내화 대신 흰고무신을 신고 지냈다.

머리가 제법 자랄 때까지 삭발에 흰고무신 차림으로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모범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회성이 없는 것도 타고 나는 듯…

회사다니면서 느낀 점인데 난 사회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답이 없는 듯 하다. 이건 타고난 것이 맞다. 초중고를 관통하는 나의 성향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하고 친하지도 않는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시간이 괴롭다.

공부만 해도 어려서부터 공부를 제대로 해 본적이 없다. 하고 싶고 읽고 싶은 것에만 열중했지, 정작 학과 공부는 관심이 없었다. 초,중,고,대학교를 통틀어 수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냥 뒷자리에서 잠만 자거나 책을 읽거나 뭐 이런 식… 출석 안부르는 선생님은 책상 빼고 나가서 라면 먹고 오고. 십대때의 반항인가 싶었는데 대학와서는 아예 수업을 안들어가는 것을 봐서 그냥 천성이 이런 듯.

수학 같은 과목은 늘 10점대, 시험 볼 때면 그냥 다 찍고 자다가 선생님한테 혼나고. 국어수업중에 영어문제 풀다가 선생님에게 걸려서 경고 먹었는데, 들어가 다시 또 영어문제 풀다가 또 걸림. 국어선생님이 참 대단한 것이 뚜껑이 열린 상황에서 손이 내 얼굴까지 왔다가 다시 거둬들임. 교실 밖에 나가있어라… 지금 생각하면 그 선생님에게 참 미안하다.

이게 회사생활을 하는 지금도 그렇다는 것이 참… 회사에서 워크샵을 가거나 교육을 가면 나는 일단 출석만 하고 밖에 나가버린다. 일주일 교육을 가서는 숙소에서 책읽고 잠자고, 벼랑 누나 만나러 연수원 밖으로 나간 적도 있다. 내가 당당하게 경비원한테 가서 이야기 하니까 경비원이 순간 착각을 했는지 외출증도 없이 나를 밖으로 보내줬다.

나이를 먹어가며 타고난 천성을 스스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나, 그것과 반하는 소위 사회생활, 직장생활로 대변되는 천성을 거스르는 면면의 나. 이 둘 사이의 간극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어떻게 해소 할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된다. 회사를 계속 다니려면 이 둘 사이의 부조화를 해결해야 하는데, 점점 임계치에 닿는다는 생각을 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