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운동을 하러 갔다.
더 놀았다가는 예전의 운동을 전혀 몰랐던 그 시절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일단 벤치 프레스를 가벼운 마음으로 15회 실시.
오랜만에 기구를 잡았지만 해볼만 하다.
그래서 계속 강도를 높이면서 다른 운동을 병행.
마지막으로 무게를 좀 높여서 한 5번 정도 했나?
순간 무슨 망령이 들었는지 다른 생각이 아주 잠깐 스치듯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그러나 때는 늦었고, 이미 바벨은 내 목쪽을 향해서 강하게 압력을 행사한다.
아무리 힘이 없어도 목이 눌리면 안된다는 필생의 각오로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원래 이쯤 되면 주변에서 사람들이 달려와서 도와줘야 하는 것인데,
평소 운동할 때도 조용한 나는 이때도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바벨에 눌렸을 때 모든 소심한 남자들이 행하는 비법,
배쪽으로 바벨을 굴렸다.
배위까지 굴러온 바벨을 이제 양손으로 들어 올리는데 그제서야 주위에서 한 명이 달려와 잡아준다.좀 진작에 잡아주지. 잡고 일어서니까 그때서야 달려오다니 흑.
그래도 다행인 것은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것.
혼자 멋적은 마음에 여기 저기 한 번 둘러보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 끝나고 씻으려고 옷을 벗었더니,
아주 깔끔하게 가슴사이부터 복부 상단까지 빨간 고속도로가 그어졌다.
아프지는 않은데, 이것 좀 민망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