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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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 시인 김남주 쓰고 낭송.

산길로 접어드는
양복쟁이만 보아도
혹시나 산감이 아닐까
혹시나 면직원이 아닐까
가슴 조이시던 어머니
헛간이며 부엌엔들
청솔가지 한가지 보이는 게 없을까
허둥대시던 어머니
빈 항아리엔들 혹시나
술이 차지 않았을까
허리 굽혀 코박고
없는 냄새 술냄새 맡으시던 어머니

늦가을 어느해
추곡수매 퇴짜 맞고
빈속으로 돌아오시는 아버지 앞에
밥상을 놓으시며 우시던 어머니

순사 한나 나고
산감 한나 나고
면서기 한나 나고
한 집에서 한 사람만 나면
웬만한 바람엔들 문풍지가 울까부냐
아버지 푸념 앞에 고개 떨구시고
잡혀간 아들 생각에
다시 우셨다던 어머니

동구 밖 어귀에서
오토바이 소리만 나도
혹시나 또 누구 잡아가지나 않을까
머리끝 곤두세워 먼산
마른 하늘밖에 쳐다볼 줄 모르시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다시는 동구 밖을 나서지 마세요
수수떡 옷가지 보자기에 싸들고
다시는 신작로가엘랑 나서지 마세요

끌려간 아들의 서울
꿈에라도 못 보시면 한시라도 못살세라
먼길 팍팍한 길
다시는 나서지 마세요
허기진 들판 숨가쁜 골짜기 어머니
시름의 바다 건너 선창가 정거장엘랑
다시는 나오지 마세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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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편지’”에 대한 4개의 생각

  1. 앗. 제가 그동안 늦달님의 블로그를 테터에서 구독해 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티스토리로 이사가면서 거긴 구독기능이 없어 한RSS에서 구독해 보기로 했거든요. 근데 한RSS에서 늦달님 블로그를 클릭하니.. 한 페이지에 여러개의 포스트가 뜨다보니 포스트마다 걸어놓으신 노래들이 동시에 재생되는 사태가 벌어지네요 T_T

  2. 앗… 모두 고쳤어요. ^^
    별리님이 지적해주셔서, 제가 그동안 올린 음악들 모두 자동재생기능을 꺼놓았어요.
    제가 거기까지 미쳐 생각이 미치지 못했네요.
    별리님 덕분에 모두 깔끔하게 고쳤네요.
    앞으로는 재생 버튼을 눌러서 음악이 나와게 해야겠어요.
    별리님 또 방문해주셔서 감사하고, 이런 소소한 곳까지 지적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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