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주는 위안

요즘 퇴근하고 밥 먹고 신문을 보고 바로 잔다. 10시나 11시즘 일어난다. 그럼 새벽에 깨어있다. 이 새벽의 정적이 나는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이 시간에 피아노를 치면 내가 피아노를 얼마나 못치는지 새삼 깨닫게 되지만 피아노 소리가 고혹적으로 들린다. 늦은 밤이 새벽으로 넘어가는 이 깊은 어둠이 정적을 몰고 온다. 그 아우라는 다른 시간대는 감히 범접 할 수 없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잊고 지낸 새벽을 요 몇일 누리다 보니 얼마나 새벽이 달콤한지 잊었던 감각이 다시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이 정적이 다가오고 나서야 모든 사물은 제 소리를 찾는다. 나도 그렇고. 참 좋은 시간이다. 이 시간은…

 

 

호남정치의 비극

[단독] 새정치연합 비주류 “16일 ‘문재인 대표 사퇴 촉구’ 공식 회견”

이 기사를 읽고 소위 비주류라는 국개의원들이 이 지랄을 당당하게 떠는 까닭을 찾아보니 92명이 답한 갤럽의 여론조사때문인 것 같다. 문재인의 호남 지지율이 5%라는 것. 이 기자회견은 문재인에게 결단을 내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연기되었다.

여기에 박지원은 문재인이 물러나고 비상선대를 꾸며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렇게 문재인에게 돈을 던지는 이 사람들 어디 출신 국회의원일까? 아마 대부분 호남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일 것이다. 지역주의가 문제일 수도 있고, 민주당 독식체제의 문제일 수도 있다. 크게 보면 반새누리 정서에 기반한 호남정치의 위기이자 저열한 수준을 보여주는 것.

자기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이 정권교체보다 중요하고 정치라는 대의 따위는 처음부터 안중에 없는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뽑은 새정치의 꼴 같지 않은 정당 수준, 그 수준을 용인하는 호남 민심의 합작품이다. 나아가 이것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정치라는 가장 큰 벽이다.

이 벽을 극복하지 않으면 이 나라에는 내일이 없다. 뭐 따지고 보면 오늘이라는 이 현실 자체가 내일이 없는 오직 현재진행형만 계속되고 있는 퇴행적인 사회. 누구도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지금 손안에 있는 사익에만 충실한다. 사익에 충실한 정치인과 그런 정치인을  뽑아주는 유권자.

소위 호남 사람이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국회의원을 정치인이라고 뽑아준 저열한 수준을 말이다. 지역구조에만 의존하는 저 빈대같은 정치인이 누구를 믿고 이렇게 활개를 칠까. 정치인을 욕할 것 없다. 그런 정치를 만든 건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나와 당신이다. 자기의 책임은 잊고 정치인에게 손가락질 하고 정치의 수준을 한탄하며 자기의 책임은 간과한다. 이런 퇴행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 나라 수준이 이 꼴인 것은 국민의 수준이 이 꼴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자기 아버지처럼 총들고 일어선 것도 아니고 뽑아준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유권자다.

여당의 한심한 작태보다 더 한심한 것은 지리멸렬한 야당의 모습. 그 시작에 호남이 있다. 그것이 문제. 게다가 나는 호남 사람. 이루다 말 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런 개 같은 현실에.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은 문재인이 자기 자리 빼앗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친노를 들먹인다. 전가의 보도 ‘친노’. 이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한 때는 친노를 자처했고 그 중심에 자기가 있는 것처럼 떠벌린 작자들이 말이다.

문재인 사퇴 공판장을 돌렸을 때 거기에 서명한 국회의원 목록에 정읍 출신 유성엽 국회의원이 보인다. 내가 사는 정읍의 국회의원. 참 훌룡하신 분이다. 이런 분을 배출한 정읍이라는 이 도시의 안목도.

기억해야 될 것이 있다. 사익에 충실한 사람을 정치라는 대의의 장에 내놓았을 때. 그 부작용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저 먼 산처럼 보일 뿐이지. 그렇게 먼산보듯 정치를 보면 현실은 지금의 오늘이 된다. 우리의 오늘이 왜 이렇게 좆같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이미 나와있다.

 

 

 

짧은 생각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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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운과 혼이 충만하니, 풍요로운 세상이 열렸다. 후대는 이 풍요로운 세상을 어떻게 기억할까. 후대에게 부끄러운 조상이 되어버렸다. 민비가 부활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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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던 중학교 시절. 봄은 찬바람에 터진 볼살을 따스한 봄바람이 반겨주면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바람이 아닌 달력을 보고 계절을 알아가는 서글픈 나이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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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나갔는데 아가씨가 내가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하더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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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쇼팽을 듣는다. 고음악에 심취한 후부터는 쇼팽을 거의 사지 않았는데 임동혁 음반을 듣고나면서부터 자주 듣는다. 이래저래 피아노는 나에게 있어서 뗄 수 없는 악기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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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시원하게 내려가다보니 지난 달 수익은 물론이고 원금까지 시원하게 깎아드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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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맘에 안들어서 흔드는 족속을 보면 죄다 호남 국회의원 일색이다. 호남 사람으로 난 이게 심히 부끄럽다. 특히 내 고장 국회의원이 거기 가 있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낀다. 문재인이 싫으면 재신임이라도 받아들이던가 재신임도 못하게 해 일 추진도 못하게 해. 그러면서 또 물러나래. 문재인이 못나고 못해서 그런거라면 판이라도 깔아주고 지켜볼 노릇이지. 호남 사람들 정신차려라. 그런 쓰레기 같은 국회의원 당보고 그만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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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하느님이 사라진 시대. 나만의 하느님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