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를 배우며 느끼는 것 

이런 저런 운동을 해봤지만, 유도처럼 원초적인 힘이 필요로 하는 운동은 처음 접하다보니 그간 해오던 운동과 많은 다른 점을 느낀다. 기술은 모든 종목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덕목이지만, 유도에서는 기술만큼이나 힘도 중요하다고 느낀다. 서로 부디끼는 운동은 처음배우다 보니 상대의 신체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예전에 복싱을 배울 때 느끼지 못했던 원초적인 역동성을 느낀다. 서로 잡고 부디끼는 그 과정에서 그동안 해왔던 운동이 주지 못했던 원초적인 반응과 자극이 몸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손가락을 자주 다치고 몸에 피멍이 가실 날이 없는데 재미있다. 이건 글이나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영역. 기술을 하나 하나 배워가는 과정의 재미만큼이나 그동안 잠자고 있던 온몸의 근육들이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는 그 과정도 즐겁다. 이전과 다른 근육통을 달고 살지만 유쾌한 근육통. 레슬링은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궁금해진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꽤 오랜 시간 해오며 이 운동이 얼마나 중요하며 과학적인 운동인지 깨닫았지만, 고립운동이 주는 그 지루함과 고정된 자극은 피할 수 없는 단점이다. 물론 고립운동이 주는 안전함과 효율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다만 우리 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 보니 전신에 자극을 주는 운동이 좀 필요할 뿐. 그래서 크로스핏 같은 온몸 운동이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운동을 하며 근육통은 늘 달고 살아왔다. 이런 종류의 근육통은 기분이 좋은 근육통이지. 그 통증의 과정이 근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니까. 요즘 유도를 하며 느끼는 근육통도 기분이 좋은 근육통. 이전과 다른 원초적인 과정을 통해서 온몸 구석구석의 근육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다. 바닥에서 상대를 누르고 상대는 나를 뒤집기 위해서 애쓰고, 또 반대 자세에서 서로 부디끼다 보면 몸과 몸이 직접적으로 맞닿아 느끼는 자극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전혀 반대의 예측할 수 없는 방향과 힘을 몸이 감당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온몸의 근육이 이전보다 유기적으로 발달되어가는 것 같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부상은 피할 수 없는 단점. 지금도 왼손 엄지손가락이 부어있고 어깨, 가슴에는 피멍이 선명하다.

또 다른 재미는 고등학생과 유도를 한다는 것. 신체적으로 피어나는 시기의 애들은 용수철같다. 그런 아이들과 부디끼다보니 노인에게 부디끼는 회사 생활이 피곤함을 보상받는다. 이 아이들은 체격은 좋은데 힘을 쓸 줄을 아직 모른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다보니 더욱 힘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하다. 그냥 기술통하면 좋아서 난리나고 쉴 때는 쉰다고 난리나지.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던데 그런 애들을 보고 있으니 그냥 흐뭇하다. 나도 나이가 먹었나봐 허허…

비가 내린 후

1.
가뭄이 길어진다. 오늘 새벽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잠결에 들리는 빗소리에 아. 다행이다.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이 지역은 가뭄에서 좀 벗어난 지역이기는 하지만, 가뭄으로 온나라가 난리니 말이다. 사상 최대의 엘리뇨가 다가온다고 하니 겨울을 더욱 춥고 봄가뭄은 얼마나 심해질까. 비가 내려야지 온나라를 다 적시고도 남을만큼.
2.
비가 내리는 그 빗소리의 청각적 감흥도 즐겁지만 빗내음과 함께 빗물을 머금은 세상은 차분해진다. 이 차분함이 나는 좋다. 물론 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면 더욱 행복할게다. 나는…
3.
비가 내리면 대기는 맑아지고 거리는 깨끗해진다. 내 마음에도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4.
하늘에서 내리면 비가 되지만 땅에 내리면 물이 되어 순리대로 흐른다. 그래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고이면 썩는다. 과학적 증명이 필요없는 태초이래 고고한 진리. 생명이 살아숨쉬는 강에 보를 만들어 물길이 막혀 흐르지 못한 물이 썩어가는데, 강을 살린다는 사기로 국민을 우롱한 작자. 그런 작자가 대통령이라는 지위까지 올라간 이 비극. 이 나라의 현실이 이토록 저열한 까닭은 단적인 예다. 반성없는 정치인이야 늘상 있어온 일이지만 반성없는 국민에게 내일이 없어 보인다. 
5.
역사는 물처럼 고고한 흐름을 견지한다. 적어도 역사를 공부한 학자라면 국정화 교과서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잘 알테다. 역사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좀 갖춘 대통령을 바란다. 남의 나라 대통령에게 Poor President ! 소리를 듣고도 멍청한 웃음으로 넘기는 그 천박 쪽박. 내가 이 나라의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아주 많이… 하긴 뭐 워킹 poor 하우스 poor … 푸어가 넘치는 세상이다. 대통령이 푸어홀릭이니 나라 국민도 Poor 풍년 !!! 

짧은 생각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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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이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주말에 하루만 놀아야지 이틀을 놀면 월요일이 괴롭다. 잠은 꼭 집에서 자야하고. 집에 쟁이는 습관도 집돌이가 체질이라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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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폭풍수다를 떨었는데, 평소 말이 거의 없다 맘 맞는 사람만 만나면 성령의 은사를 입어 방언이 터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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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트레이닝은 늘 하는 운동이지만 늘 무슨 재미로 하는지 모르겠다. 일종의 습관인 듯… 유도를 하다보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사무실 옆 누나는 내가 스킨쉽을 갈망해서 유도하는 한다고… 듣고 박장대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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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은 잊을 수 있어도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은 잊지 못하는 법이다 – 다나베 세이코 ‘딸기를 으깨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