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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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 동생이 내려와 아버지와 같이 밥을 먹고 베란다에서 커피를 마셨다.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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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고 엄마가 잠든 곳에 갔다. 좋은 기분으로 갔는데 오늘도 눈물이 터져나왔다. 나도 모르게 쏟아지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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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에서 시네마 천국 이야기가 나와 오랜만에 사운드 트랙을 들어봤다. 시대가 흘러 이제는 모리꼬네와 요요마가 함께 한 음반도 나왔다. 현의 노래라 그런지 유달리 서럽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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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에게는 미안한 것이 없는데 너에게는 온통 미안함 뿐이다.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그 마음. 널 생각 할 때마다 내 마음에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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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참 좋다. 살아있다는 것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싹을 틔운다. 봄날의 신록을 보며 살아있다는 것의 위대함을 깨닫고 살아있어서 슬픔을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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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건너 편에 슬픔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쁨 그 옆에 슬픔이 함께 한다. 삶과 죽음이 서로 다르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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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 O.S.T 예전에 쓴 글 › http://kojiwon.com/?p=37

봄날

요즘의 일상을 돌아보면 평온 그리고 기쁨 하지만 그 삶을 누군가의 희생이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은 슬픔으로 다가온다. 직장생활도 4년차, 이제 일은 할만하고 힘든 일도 없다. 하는 일이 비해 월급도 많이 쳐주는 회사다보니 불만도 없다. 나 같은 사람 받아준 것만 해도 사실 감사한 일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이라는 곳에 얽메인 삶이 주는 회의감. 그것이 늘 존재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회사 떄려치우고 싶다는 이야기지. 나만 그런 것은 아니잖아. 근데 회사는 계속 다닌다. 왜나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답이 없으니까. 호구지책이 그래서 무서운 거지. 대출금 카드값 생활비… 돈을 버는데 돈을 갈망하게 된다. 이 생활이 너무 싫다. 백수일 때는 돈은 없어도 참 행복하게 살았는데, 돈도 벌고 내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뭐 없는게 없는데 삶이 돌아보면 아쉽다. 채워지지 않는 근원적 상실감이 존재한다.

이렇게 살고 이러다 늙고 이러다 죽겠지. 그래도 난 한번은 이런 삶에 도전해볼거야. 도전없이 사는 건조한 삶을 거부하겠어. 나는 아직도 살아있고 살 날이 많이 남았으니까…

“인간은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행할 때일수록 희열에 넘쳐 철저하게 악을 행한다”

“인간은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행할 때일수록 희열에 넘쳐 철저하게 악을 행한다” 파스칼이 한 말이다.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횡횡하는 철저한 신념, 즉 악의 이야기.

신념에는 종교가 없다. 나의 신념을 종교적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 종교가 다르다고 신념까지 다른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종교를 갖게되면 세상에 평화가 올까? 그건 지옥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