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시의 우려, 트럼프 당선으로 실현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극단적으로 심화되었는데도 심지어 민주당조차 이런 현실을 고찰하려 들지 않는다. 그 결과 일부 미국인은 이미 (분배가 조작되었다고 의심하는) 의혹을 넘어 분노단계로 들어선 상태다. 높은 실업률과 미국인 대다수의 실질임금이 감소했음을 고려하면 향후 몇 년 이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정치란 자연처럼 공백을 혐오하기에, 만일 여기서 (소득배분 개선을 통해 ‘근로자가 곧 소비자이기도 하다’는 뉴딜시대의 기본합의를 회복하는)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결국 (나치당처럼 극우적인) 독립당이나 그와 비슷한 정당이 그 빈자리를 국수주의와 고립주의, 편견과 불신으로 채우게 될 것이다.”
–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p181, 2010년 –

커피 커피 커피…

30대 중반까지 난 커피는 입에도 대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차를 즐겨 마시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다양한 발효차의 세계에 빠져들어 허우적 거렸지. 다기를 모으고 차를 모으는 것이 좋은 취미였으니까.

반면에 아내가 커피를 굉장히 좋아해서 아내를 위해 모카포트로 커피를 만들어주다 시나브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빠져들게 되었다. 모카포트는 비알레띠 브리카. 지금 생각해봐도 어설픈 에스프레소 기계를 사는 것 보다 브리카가 더 낫다.

이후 드립의 세계에 입문하면서 그라인더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고, 드립의 특성상 원두를 무척 가리게 되었다. 그 후의 커피 생활은 춘추전국시대에 들어서게 된다. 입맛이 까다로워질수록 원두 선택이 어려워진다. 이에 비례해 로스팅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스스로를 채찍질 하지만 이미 시간의 문제. 아내가 뭐라고 하지만, 처음부터 그럼 커피를 못마시게 했어야지. 이미 늦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맛있는 원두. 그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신 아내의 탄성! 나는 그때 또 초기비용은 크지만 생두값이 원두값보다 훨씬 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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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동안 사두고 맛없어 방치했던 원두를 정리했는데, 얼추 7킬로가 넘어가는 그 많은 양을 보며 속이 쓰렸다… 방향제로 쓰려고 내가 이 삽질을 했나 ㅡ.ㅡ

 

호남의 반문 정서에 대한 생각

핑크감자님 글을 읽고…

호남 사람들의 문재인 비토 감정에 대해서 생각 할 때마다 뭐라 딱 말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온다. 난 반감의 뿌리가 김대중 대통령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민주화 시기 혼자서 이 지역 민주화를 이끌어온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이 지역 사람들의 지지와 열망은 굳이 설명 할 필요가 없다. 그 시대 그를 향한 그런 지지는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바가 있었고, 나름의 정통성도 갖고 있었다.

호남 지역은 김대중 대통령이 지역의 맹주로 들어선 이후 한 번의 예외 없고 한 정당이 지역 정가를 독식했고, 그것이 수십년의 세월을 두고 진행되며 이루 말 할수 없는 지역 사회의 퇴행을 가져왔다. 김대중 대통령이 제왕적 총재로 당을 지배하던 그 시기가 가져온 부작용.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부터 이 퇴행이 지역을 넘어 중앙정치무대로 넘어오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노무현이다. 자당의 대선후보이면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공격당했던 그. 도무지 정당한 이유와 논리를 찾을 수 없었던 공격의 근원에 전라도 지역에 수십년을 기생한 지역 토착 정치세력이 있다.

이들은 지역 토호,유지들과 결탁하며 자신들의 견고한 카르텔을 형성했고, 그 카르텔에 도전하는 자는 가차없는 응징으로 대응했다. 자신들의 기득권이 시대정신과 그 어느 대의명분에도 우선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온갖 작태와 퇴행을 불러일으켰다.

서울공화국이 된 한국에서 지방은 서울과 수도권을 위한 흡혈의 대상이다. 지방은 자기들이 쓰지도 않는 전기 생산을 위해 발전소와 송전탑을 지어야 하고 자기 지역에 살지도 않는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지역에 정당의 공천을 받고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중 그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선거철만 되면 수십년을 딴 곳에 살던 사람이 갑자기 그 지역 토착민 행세를 한다. 서울사람이 지방사람 흉내를 내는 것이다. 역겨운 것은 이들은 쉽게 지역사회를 접수하기 위해서 지역 유지,토호들과 결탁을 한다. 지역사회에 즐비한 간판만 있는 건설회사들이 생존 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카르텔에 도전하면 친노가 되고 친문이 되는 것이다. 이촌향도 저출산 시대가 되면서 지방은 노령층의 인구와 십대 학생들이 가장 큰 인구비율을 형성하는 기형적 인구구조를 가져오게 된다. 2,30대가 사라진 시골의 인구구조는 지역 사회의 퇴행적 정치구조의 고착화를 불러왔고, 이것이 지금 지역정치,사회의 현실이다. 고착화된 퇴행구조에 대항하는 사람은 친노가 되고 친문이 된다. 여기서 친노 친문의 실체에 대해서 언급않겠고, 친노 친문의 공천이 그럼 다 옳으냐라는 대답에는 답하지 않겠다. 100%의 정당성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구조적 현실속에서 노인층의 투표 성향은 지역의 투표 결과를 결정한다. 전북에서 가장 대도시라는 전주 그곳에서도 가장 젊은 지역에 속하는 전주병의 선거 결과를 보면 노인층의 위력을 알 수 있다. 전주병 선거에서 정동영은 김성주를 0.77 퍼센트, 일천여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이기게 되는데 이 바탕에 노인층의 높은 투표율과 더불어 높은 지지율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소위 국민의당 국회의원중에서 현역시절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누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굳이 찾으면 한두명 있겠지만, 현역시절 지역 정치 퇴행의 주범으로 공격받고 정치개혁의 대상이었던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친문패권주의를 들고 전라도 소외론을 꺼낸다. 있지도 않는 사실을 날조해 이슈를 만들었는데 이게 먹힌다. 지역사회의 인구구조는 이것을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자정능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그 결과가 전라도 지역의 국민의 당 독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구조적 현실은 외면하고 친문패권주의 운운하는 것은 지역 현실에 대한 몰이해가 나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친문이 전가의 보도처럼 옳다는 것은 아니다. 순도 100% 정의 찾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지역 현실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적폐의 대상이 누구이며, 개혁의 대상이 누구인지 정도는 분명하게 구별해야 한다. 고인 물과 같은 정치구조는 퇴행을 넘은 타락을 낳는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경쟁은 그런면에서 앞으로 지역정치구도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다.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와 같은 것. 전라도 정당이라는 정통성 하나만 갖고 그 긴 세월의 적폐를 안고 가는 국민의 당과 이에 맞서는 더민주의 싸움의 승자는 누가될까. 이건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