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차

빈부격차는 안좋은 것이지만,
빈부격차를 근절하려고 하면 나라가 망한다.
20대 시절의 나라면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인가 생각했을텐데,
살아보니, 사람을 겪어보니 이 말이 맞다.
공산주의가 왜 망하고
수많은 공동체가 왜 망했는지 생각하면 금방 알텐데
이게 머리로 아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다.

개인의 노력과 이에 대한 보상은 사회가 굴러가는 시스템의 근간이며 핵심이다.
이 시스템이 불안정해 불로소득도 있고, 금수저도 생기고 온갖 불평등이 발생하지만,
노력과 보상에 대한 시스템이 갖는 우월함이 이를 극복하고 발전해온 것.
자본주의는 이를 대변하는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라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살아남을테지만,
지금 우리 사회뿐만이 아니라 선진국 모두가
노력과 보상에 대한 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정치에 기대를 걸고 해결을 바라지만,
그런 날이 올까?
적어도 윤석열 같은 인간만 피해도 절반은 성공한 거다.
이재명이 당선되었으니 반은 성공한거라고 보고
기대는 접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치프라

치프라의 박스를 정주행 하다 베토벤 소나타가 인상깊어서 몇 자 적는다.
진우샘이 치프라 베토벤이 인상깊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가물가물 나는데,
나도 생각했던 치프라의 베토벤 방향과 전혀 다른데, 완성도가 높아서 인상적이다.
느린 템포의 베토벤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빠른 템포를 선호하지만, 빠르게 연주하며 구조적 완결성이나 세부의 디테일을 표현하기는 어렵다.
치프라의 건조한 페달링, 빠른 템포
그럼에도 뭐하나 모난 구석없고 오히려 정적으로 들린다.
그냥 손가락만 잘 돌아가는 피아니스트가 아닌데
지금처럼 잊혀진 것이 아쉽다.

이해가 안되는 부동산 시장

서울 부동산은 과열이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아파트만.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이번에 인근 호텔을 하나 은행과 공동대출로 190억을 대출하기로 했는데, 승인이 안나 결국 무산.

현금흐름이 양호한 우량 업체인데도 이렇게 되었다.

심리가 얼어붙고, 시장도 얼어붙고 이런 상황에서 영업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22년 상반기 부동산 호황기이 끝나가는 시기에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억울하기도 하고 또 다행이기도 하다.

호황기 끝물에 환상에 젖은 브릿지 대출들이 무더기로 여기저기 터지고 있다. 브릿지 대출의 특성상 삽도 들지 못한 사업장이 태반이고 감정가는 구름위에 있고. 원금회수는 커녕 할인률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다. 30% 할인해서 부실사업장을 인수하겠다하면 대주단이 절을 할 것. 요즘은 50% 할인을 명목으로 들고 오는 경우도 많다.

기회는 NPL=무수익여신=부실채권 에서 열리리라 본다. 운정지구에서 디에스네트워크(우리나라 최고 시행사)가 기한이익상실을 당해 4500억에 구입한 부지 계약이 해지되었다. 계약금 450억은 날라가고 이자는 이자대로 납입하게 되고. 운정지구처럼 사업성 있는 사업장은 LH에서 재매각하게 되면 할인이 되어 매각이 될 것이고 후속 사업자는 거품시기의 4500억이라는 금액보다 많이 할인 된 가격에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로소 사업성이 열리고 대출이 가능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지금 현금이 있는 시행사나 회사는 부실자산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미 현금을 쟁여두고 준비하는 회사들도 있고.

문제는 저렇게 할인되어 매각되면 금융기관이 입게되는 손실. 충당금을 적게 쌓기위해서 별의 별 핑계로 정상화시켜 끌고 왔을텐데, 매각하게되면 충당금도 없는 판국에 손익은 나락으로 간다.

22년도 레고랜드 터졌을 때, 그 위기를 잘 수습했으니 서서히 물량정리를 했어야 했는데 여기까지 끌고와서 결국에 해결이 될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꿈틀 거린다는 뉴스를 보니 혼돈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이 글을 쓰는데 논현동 담보대출 문의가 들어왔다. 예전 같으면 절을 하며 받아야 하는 물건이지만, 지금은 서서 거기 놓고 가세요. 이런 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