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악을 자기 전에 조금씩 듣는데, 내가 음악을 듣는 귀는 대중음악이 고전음악쪽 보다 더 까다로운 것 같다. 대중음악을 더 오래 들어서인 것도 있고, 고전음악은 아직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이다.
외국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음악의 역사가 짧고 시장이 작아서 그런지, 소위 명반이라고 불릴만한 음반 수가 턱없이 적다. 김동률이나 나원주 같은 탁월한 멜로디 감각을 지난 싱어송 라이터들이 이제는 제법 늘어났지만, 과연 그중에서 명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음반이 몇 개나 되는지 의문이다.
쏟아지는 음반들 중에서 과연 내 마음에 드는 음반은 몇 개나 되는지… 왜 우리는 아직도 조동익같은 음악가를 다시 만날 수 없는 걸까? 그건 그가 그만큼 대단해서 일까, 아니면 우리가 빈약해서 일까?
내가 비교적 최근에 나온 음반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반은 이상은의 공무도하가와 외롭고 우울한 가게 단연코 이 2장이다. 담다디의 이상은이 이런 음반을 만들어낼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안중에도 없었던 이상은이 만들어 낸 이 음반에 얼마나 놀랐던지, 그 후에 이상은 음반을 10장은 산 것 같다.
음악은 들으면 들을수록 귀가 까다로워진다. 그래서 갈수록 만족할 수 있는 음반들이 줄어든다. 대중들의 귀를 갈수록 까다로워지는데 시장은 갈수록 줄어들고 능력있는 음악가들의 진로가 어려워지고 있다. 내가 아무리 라디오헤드에 미치고 열광해도 내 정서는 라디오헤드를 따라 갈 수 없다. 결국 귀도 마음 가는 곳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시장의 파이가 더 커져야 실력있는 음악가들이 지상으로 나온다. 언더문화는 언더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결국 대중에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땅위로 올라와야 한다.
한국 음악의 전성기때 시장규모가 고작 4000억이었다. 지금은 1/4이나 될련지 모르겠지만, 이런 시장규모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양성은 커녕 신인 발굴조차 어렵다. 앞으로 우리는 동방신기나 SS501만 죽치고 바라봐야 할지 모른다.
이상은 이후로 내 귀를 만족시켜 준 음반은 한장도 없었던 것으로 대충 정리된다. 왜 그럴까,,, 이상은 음반은 나온지가 10년도 넘어가는데… 10년동안 우리 음악계를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불법다운로드때문에 대중음악계가 고사 직전인 것은 맞지만, 그 전부터 대중음악계는 무엇 하나 해놓은 것이 없다. 그래서 더 지금의 상황이 아픈 것이다.
얼마전에 전자양의 음반을 들었다. 신선하고 자신만의 마이너리티를 잘 지켜내는 음반같았다.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런 음반들이 더 쏟아져 나와야 한다. 그래야 다양성도 유지되고, 명반이라 불리는 음반들도 나온다.
사실 시장이 축소되면서 홍보가 안되어서 그렇지 찾아보면 좋은 음반이 꽤 있기는 하다. 퓨전 국악 그룹 공명처럼 나름 자신 영역을 개척한 음반도 있고 하니 말이다.
음악을 듣는 귀는 날로 까다로워진다. 하지만 명반이라 불리는 음반은 수십년이 지나도 명반 소리를 듣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귀는 정직하기 때문이다. 귀에 정직한 음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요즘 우리나라 대중음악계를 바라보면 그 혼탁함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래서 앞으로 들을 만한 음반이 나올 수나 있을까…
조용필은 그래서 살아있는 전설이다. 대한민국 음악가중에서 민요부터 락까지 다 소화한 음악가는 조용필 뿐이다. 조용필이야 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음악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용필은 지금까지 살아있다. 음악가로서 말이다. 그의 새 음반이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음반을 내는 것 자체만으로 전설이다. 그 완성도도 전설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는다. 슬픈 베아트리체라는 다소 어색한 이 제목의 노래는 제목과 달리 가사는 지극히 토속적이고 선율은 한국 발라드의 이정표라 할만한다.
대한민국이 7,80년대 르네상스를 다시 열어갈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영미음악계도 헐리우드 산업을 가볍게 능가했던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불황이라고 하지만, 끊임없이 좋은 음반들이 쏟아져 나온다. 왜 우리라고 못할까… 사실 몰라서 못듣는 것도 많으리라…
좋은 대중음악 음반 있으면 추천부탁드려요. ^^
아… 전자양…
어찌저찌해서 처음 그의 음반을 mp3로 접했는데,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국에 지인을 통해 몇년이 흐른 작년에 그 음반을 직접 손에 넣을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좋은 음반이었어요, 저에게는.
음악을 하셔서 남다르게 다가왔나 봅니다. ^^
음악은 잘 되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건강조심하세요. ^^
올해 나온 앨범중 정말 괜찮았던 앨범 5장 추천합니다
더블 레인보우 / Letter From Rio
오지은/ 지은
허클베리핀 / 환상…나의 환멸
디어 클라우드 / dear cloud
몽구스 / The Mongoose
사실 이 앨범들이 말씀대로 5년뒤에도, 10년뒤에도 들을만한 앨범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분명 한국 대중음악도 르네상스라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을정도로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이 알게 모르게 앨범을 내고 활동하고 있답니다
이 앨범들은 분명 올해의 앨범에 들어갈만한 퀄리티를 갖추고 있구요
아 글구 전자양 앨범은 저도 좋게 들었습니다 ㅎㅎ
공무도하가 같은 앨범은 거의 10년에 한장 나올까 말까한 앨범이라
조금 예외로 치죠.
이상은 자신도 그런 앨범은 만들고 싶어도 못만듭니다 ^^
더블 레인보우 / Letter From Rio
오지은/ 지은
허클베리핀 / 환상…나의 환멸
디어 클라우드 / dear cloud
몽구스 / The Mongoose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음악은 꼭 찾아서 들어볼께요.
앞으로 좋은 음악 있으면 또 추천부탁드려요.
제 블로그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도 종종 찾아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