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는 다는 것…

음악을 듣기는 하는데 듣지 않아서 그런지 음악에 대한 글은 거의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도 음악에 대한 느낌을 적고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기 위해서인데, 요즘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요즘 고클에 가면 음반에 별을 메겨서 올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시스템을 제공하는 고클이나,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나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음반에 별을 메겨서 뭐하자는 짓인지, 그렇게 별을 메기고 짧은 지식을 드러내는 멋진 휘호를 갈기면 자신의 음악적 지식이 고취되는가?

내가 아주 싫어하는 어투가 평론가와 같은 어투인데, 나도 음악 생활 초창기에는 어쭙지않은 평론가 흉내를 곧장 내고는 했었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것이 얼마나 유치한 짓거리인지 다시 한번 부끄러운 생각이 밀려온다. 가끔 음악에 관련된 글을 쓸 때 마다 평론가들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자기검열을 나름 철저히 하는 편이지만, 나쁜 버릇은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나는 글을 쓸 때에 ‘필자’는 이라는 표현을 아주 싫어한다. 이건 굳이 평론이 아니라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해당하기는 하지만, 고클에서 ‘필자의 평가는 뭐 이렇다’라는 식의 글을 볼 때면 참 뭐라 말하기 묘한 감정이 올라온다.

음악에 관한 글을 적을 때면 최대한 느낌과 감정으로 채우고 싶은데 이런 글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길이가 짧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느낌과 감정만으로 글을 완성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글을 쓸 때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처럼 감정과 생각이 진실되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래서 음악은 매일 듣기는 하지만 글은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서 말한 듣기는 하는데 듣지 않는다는 표현은 MP3만으로 밖에서만 듣는다는 말이다. 포터블 기기에서 재생되는 음악은 듣기에는 좋은데, 그것이 진짜 소리인지 대해서는 의문이다. 때문에 포터블 기기에서 듣는 음악은 대중음악을 제외하면 감상문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 들은 음악에 대해서는 되도록이면 글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감상문을 쓸 때는 그 음악을 들으면서 써야 한다.

포터블 기기로 듣는 음악, 1~2번 들은 음악에 대해서는 자신도 없고 글도 나오지 않는다. 확신이 없기 때문인데, 그 확신이 나는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살짝 살짝 등장하기는 했지만, 그보다 많은 어설픈 고수들이 여기저기 판을 치고 있다.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딱 그 노랫말 세상이다. 그 대표적인 난장판이 바로 고클이다. 거기서는 너도 나도 다 고수이며 평론가가 된다. 그래서 고클에 중독된 사람들은 빠져나오기 어려운지 모른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다. ^^

칸텔리 형이 보내준 펠츠만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참 감동 깊게 들었는데, 파일로 들어서 확신이 서지 않아서 글을 쓰고 싶은데, 망설이고 있다. 장식음도 자유롭고 옥타브도 자유롭게 옮겨가며 아주 낭만적으로 연주하였는데, 꼭 시디로 구입해서 제대로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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