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돌아다니는 주인 없는 개들을 유기견이라고 한다. 즉, 원래는 주인이 있는데, 주인이 갖다 버리거나 잃어버린 개라는 의미이다. 이런 거리의 개들 사이에서 태어난 개들도 있겠지만, 모든 개는 저절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모두 다 사람이 갖다 버린 것이다. 이건 다른 애완동물도 마찬가지이다.
그제 집에 돌아오는데,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개 두 마리가 도로 한복판에 앉아있다. 차 무서운 줄 모르는 대부분의 개들과 마찬가지로 쫓아내도 도로 한가운데로 옮겨앉을 뿐이다. 다시 쫓아가서 인도 한쪽으로 몰아냈는데, 이런 거리의 개들을 보면 측은하고 속이 상한다.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애초부터 키우지를 말지, 버릴 때는 온갖 이유를 들어 갖다 버린다. 애완동물을 키울 때 세금을 물리던가, 등록제를 시행해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너도나도 없이 갖다 키우니 거리에 늘어나는 것은 동물병원인데, 거리에 아픈 개와 버려진 개들은 더 넘쳐난다. 모순된 현실이다.
난 애완동물은 키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이런 곳에 돈을 낭비하느니 하루 백 원이면 한 끼를 해결한다는 아프리카 난민들을 도와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뭐 이런 식으로 잣대를 들이대면 세상은 온통 낭비 투성이겠지만, 난 애완동물 키우는 것 절대 반대하는 사람 중 하나다. 주변에서는 내가 애견가인줄 착각하고 가끔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싶다고 말하지만, 내 대답은 언제나 절대 안됨 !
요즘 들어 부쩍 유기견들이 눈에 자주 보인다. 오늘도 집을 나섰는데 차 밑에 웬 강아지가 누워있다. 차에 치여 죽은 줄 알고 가서 묻어주려고 했더니 차 밑에서 자고 있다. 거리 생활에 털이고 몰골이 말도 못하게 엉망이라 움직이지 않으니 죽은 줄 알았던 것.
그냥 지나가다가 맘에 걸려서 다시 가봤다. 꽤 오래 굶은 것 같아서 집에 돌아가 사료를 좀 싸와서 앞에 놓아줬다. 대부분의 거리의 개들처럼 사람을 몹시 경계한다. 저만치 떨어져 보니,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다. 멀리서도 내가 쳐다보는 줄 알고 계속 경계중이다. 가는 척하다가 돌아와서 몰래 보니 사료를 먹기 시작한 것 같다.
어머니 말씀처럼 미물도 생명이니 함부로 대하면 안되는데, 이 사회는 뭐가 좀 잘못되었다. 간디는 그 사회의 성숙함은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