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다.
이런 저런 일들이 나를 붙자고 괴롭히다보니, 나도 나 자신을 잃어버린 듯.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일들의 끝에는 교회의 존폐가 묶여 나왔다.
목사님께서 필리핀으로 가시게 된 것.
작은 교회에서 쥐꼬리만한 사례금으로 아이들 셋을 키우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거기 가는 것이 더 안락하고 편해서 가는 것은 아니지만, 가는 사람이 아쉬운 것은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가는 사람도 불편하고 남은 사람도 불편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세상에 흠 없고 완전한 사람이 어디 하나라도 있겠는가? 흠도 이해하고 불완전한 모습들도 안아주는 것이 우리네 삶의 방식이리라.
가는 목사님 편히 보내드리지 못해서 불편하고,
남겨진 사람들 불안은 어떻게 다스리지 못해서 불편하고…
말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얽혀 긴 말도 짧게 끊어 말하게 하지만,
복잡해서 사람 살아가는 것이고,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뭐든 온전하기만을 앉아서 바랄 수는 없는 법이다.
알을 깨고 나와야 새 세상을 만나는 것 처럼 말이다.
또 한 번 알을 깨고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깨어지면서 성장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아직도 마음속 응어리라는 실타래는 풀 엄두가 나지 않지만,
언제나 다가 오는 모든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내일을 결정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신앙도 필요하고, 혼자 있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상황에서도
행복과 희망이라는 이 이름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