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먹고 집에와서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올린다.
가끔 권태기처럼 음악에 대한 귀차니즘이 밀려오면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한동안의 동면기에 들어간다.
4월은 동면의 절정에 서있던 시간, 이제 그 잠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나보다.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이 들렸다.
그래 언제나처럼 권태기에서 나를 꺼내준 사람은 바흐이다.
한번의 예외없이 바흐를 통해 나는 다시 음악으로 돌아왔다.
어제 새벽부터 귀가를 울리던 선율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집어들었다.
피아노로 연주된 음반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연주라고 생각하는 안드라스 쉬프의 구반들 들었다.
바흐를 피아노로 연주한다는 것과 시대악기로 연주한다는 것의 어마어마한 차이를 깨닫게 되었어도 나는 피아노를 떼어놓을 수가 없다.
정격 연주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서 ㅎㄹ형에게 수없는 강의를 들었어도 사람은 첫사랑을 못잊는 법이다.
피아노에 대한 나의 애정은 내가 어머니 손에 끌려 억지로 피아노 를 배우던 10살부터 정해진 일종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피아노가 세상에서 제일 싫던 때도 있었지만 피아노는 내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악기이다.
아무튼 이 긴 권태기의 끝에서 방안을 채우는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은 쉬프의 음반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반은 아니지만, 가장 아름다운 연주이다.
날아갈 듯한 쉬프의 깃털같은 타건도 마음에 들고 독특한 아큘레이션도 좋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완연해지니 내 마음에도 이제 음악의 봄이 피려나보다.
그런데 이 음반이 끝나면 뭘 듣지 ???
저도 아주 좋아하는 연주입니다. 저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글렌 굴드(Glenn Gould)의 55년도 연주로 처음 접했고, 그 연주에 많이 익숙했을 무렵, 쉬프(Schiff)의 이 차분하고도 깔끔한 연주로 또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템포도 적당하고, 그야말로 사람의 손맛이 다분히 느껴지는 연주지요. 기회가 되신다면,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현악 편곡을 한번 들어보세요. 꽤 은은함이 느껴집니다.
넵. ㅋㅋ 이미 들어봤어요. ㅋㅋ
골드베르그 변주곡 브라스 버전도 있는데, 저는 좀 궁금해지더라고요.
오케스트라 버전까지는 들어봤는데, 브라스 버전이 꽤나 궁금해요.
쉬프의 골드베르그가 ECM에서 새로 나온 것 아시죠?
전 그래도 DECCA 음반이 더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