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와서도 문익환 목사는 빨갱이 목사로 알았다. 철이 들고서도 그가 얼마나 위대한 사람인지를 알아차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로 했다.
그는 질곡의 삶을 사는 민중의 얼굴에서 예수를 보았고 예수를 만났다. 나이 환갑이 다되어 투쟁의 일선에 뛰어든 것은 모세가 광야에서 때를 기다린 것과 같다.
성서번역학자요, 당대의 신학자였던 그가 가시밭 투쟁의 길에 맨발로 들어선 이면에는 절친한 벗이였던 시인 윤동주와 장준하 선생이 있다.
3.1 구국 선언의 계기가 된 것은 장준하 선생의 사진에서 들린 한마디였다고 한다.
그것은 내면의 소리였겠지만 문익환 선생은 장준하 선생이 그러하신것 처럼 예수의 고난의 길을 따라가셨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라나서는 그 길이 어찌 편할 수 있겠는가…
절규하며 망자의 이름을 부르는 늦봄 문익환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솟아나는 눈물은 김남주 시인을 떠오르게 하였다.
그의 삶은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나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진정한 신앙인은 세상에 아파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하나님이 아파하시는 것을 알것이며, 땀과 때로 얼룩진 지친 광부의 얼굴이 예수의 얼굴임을 알 것이며, 고난의 영광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이였던 예수는 죽는 날까지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였고, 그 자신 또한 목수였다. 목수의 손을 보았는가 ! 상처와 때, 고생으로 일그러진 예수의 손을 보았는가… 그 더럽고 지러분하고 상처많은 손으로 온 인류를 껴안고 십자가의 길을 걸었다.
그 더러운 손으로 나를 안고 나의 빰을 만저주었다… 그의 손은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손이였고, 그의 손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손이였다.
그리스도가 걸어간 길처럼, 고난속에서 영광이 있고, 영원한 길이 있다.
늦봄이라는 호처럼 환갑의 나이게 고난의 길을 뛰어든 문익환,,,
신앙이이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나는 그의 삶에서 예수님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