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과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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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미국 쇠고기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대체로 그렇다” 라고 생각한다.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어느 나라 쇠고기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은 미국은 세계 최고의 광우병 위험 쇠고기 생산국이라는 점이다. 캐나다에서 12건의 광우병이 발병한 동안 미국에서 단 2건의 광우병만 발병했다. 이게 미국이 과연 안전해서일까? 그 반대로 안전해서가 아니라 불안해서 검사를 안한 결과일 뿐이다.

세계 어느 나라 쇠고기를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 미국 쇠고기를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국제 프리온 협회 과학자들이 말하기를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어도 다 광우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광우병 난리가 나던 시절 영국에서 유통되던 광우병 소가 80만 마리로 추정되는데, 이 어마어마한 양의 쇠고기를 먹고도 200명 정도의 발병을 보였던 것을 예로 들며, 광우병은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식습관 그리고 섭취양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과학자 그 누구도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는 절대 먹지 않겠다고 한다. 안전할 확율이 훨신 높다고 말하면서도 절대 안먹겠다는 의도는 뭘까? 광우병이 종간의 장벽에 의해서 많이 걸러지는 측면도 있지만 음식은 확율이 아니라는 말이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어도 다 광우병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미국산 소가 다 광우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단순한 mb는 싸고 질좋은 쇠고기 수입하게 되었다고 좋아했던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람이 먹는 것은 음식이지 확율이 아니다. 확율이 낮다고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치명적인 질병에 눈을 감자고? 그럼 일본은 머리에 총 맞았간 광우병 전수검사를 하면서까지 2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까? 광우병이 발견되면 해당 실험실은 즉각 폐쇄되고, 기자재는 전량 폐기한다. 이렇게 무섭고 위험한 병인지 아니까 일본은 확율적으로는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도 2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하는 것이다.

2. 영국에서 발병한 모든 광우병 환자가의 유전자형이 mm형이라고 한다. 이 점은 2가지 사실을 말해주는데 일단 mm형 유전자형의 사람이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것, 그리고 다른 유전자형의 사람은 잠복기가 더 길어서 발병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추론도 가능하지만 지금 영국의 광우병 환자가 단순히 200여명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사람은 mm형 유전자가 국민의 절대다수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소의 전부위를 먹는 민족이라는 점이다. 특히 SRM이라고 부르는 특정위험부위도 즐겨 먹는다. 영국에서 광우병이 특히 스코틀랜드에 많이 발생한 까닭은 스코틀랜드 사람이 소의 내장을 즐겨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내장뿐만이 아니라 그 위험하다는 척수까지 조리해 먹는다.

이 2가지 요인때문에 국제 프리온 협회에서는 우리나라가 광우병에 아주 취약한 나라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앞장서서 30개월 이상 소의 내장과 척수까지 수입하자고? 정신이 나가도 보통 나간 정부가 아니다.

만약 영국애들이 우리처럼 소의 내장과 뼈까지 조리해서 먹는 식습관에 90%를 훌쩍 넘는 mm형 유전자를 갖고 있는 나라였다면 광우병이 단순히 지금의 이 정도 태풍에 불과했을까?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광우병 국가이다. 실질적으로 쇠고기를 소비하는 모든 나라가 동물성 사료를 뒤늦게라도 금지하는 판국에 미국 혼자서만 삽질하고 있다. 물론 미국애들이 멍청해서는 아니다. 얼마나 미육류협회의 로비가 강력한지를 반증하는 예이다. 먹을거리의 안정성이 과학에 의해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이익집단의 로비와 압력으로 판단되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광우병 국가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

국가는 단 한명의 국민도 지켜야하는 것이 국가의 소임이 아닌가. 그런데 이 정권이 확율적으로 안전하다는 미명아래 전국민을 러시아 룰렛에 넣고 돌리려는 판국이다.

3. 1985년 위스콘신 스테슨빌에서 다섯 달만에 수천 마리의 밍크가 전염성밍크뇌증(TME, Transmissible Mink Encephalopathy)로 죽었다. 역학 조사를 해보니 이 밍크들은 앉은뱅이 소를 갈아만든 사료를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이 이야기는 그때부터 미국에 앉은뱅이 소중에 상당수 광우병 소가 존재했다는 말이다. 2003년에 처음 발병한 것이 아니라 말이다.

미국에서 70년에대 비해 무려 9000%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증가했는데, 이것이 단순하게 진단기술의 발전에 의한 것일까? 예일 대학에서 알츠하이머로 죽은 환자 46명의 뇌를 검사하였더니 그 중 6명이 CJD(Creutzfeldt-Jakob Disease)로 밝혀졌다. 피츠버그 대학에서도 알츠하이머 환자 54명의 뇌를 검사한 결과 3명이 CJD로 밝혀졌다. 이게 뭔 말일까? 광우병에 걸린지도 모르고 죽는 사람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광우병 전세계적으로 소멸하는 병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잊지 말야야 할 것이 있는데, 미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동물성 사료를 허용한 국가라는 점이다. 이 사실이 가장 분명하게 미국산 쇠고기가 갖는 위험성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4. 끝으로 식물성 사료만 먹고 자란 쇠고기는 물론 안전하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한 가지를 더 말하고 싶다. 유기축산이 아닌 기업식가축사육은 동물에게나 인간에게 비극이라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고기의 품질은 이전에 인류가 섭취하던 그 고기가 아니다. 각종 항생제과 호르몬으로 범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축적된 산물이기도 하다.

옥수수를 먹여 약 15개월 만에 속성으로 키운 소의 고기는 풀을 먹고 자란 소의 고기보다 포화지방이 더 많고 오메가-3 지방산이 더 적다. 야생고기만 먹는 원주민이 현대인보다 심장병을 덜 앓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옥수수로 인한 마블링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풀 대신 옥수수를 먹게 된 소의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가. 전분이 너무 많고 섬유질이 적은 먹이를 먹으면 반추가 중단돼 가스를 내보내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위에 거품이 나고 점액질층이 형성돼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폐를 압박한다. 가스를 제 때 빼주지 않으면 소가 질식할 수도 있다.


생명을 기계처럼 키워낸 결과가 광우병이고, 오늘 날의 식량 위기이고, 식탁의 위기이다. 육류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처음 인류가 가축을 키웠던 것처럼 유기축산으로 돌아가야 한다.

에전에 소를 키우던 풀밭에 널렸던 소똥구리가 거의 멸종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소똥구리는 소똥을 처리해주는 훌룡한 자연의 청소부였다. 소똥구리가 있어서 소똥이 자연으로 훌룡하게 되돌아갈 수 있었고, 구더기나 파리를 막아주는 생태계의 안전을 담당한 자연의 위대한 일부였다.

소의 숫자는 분명히 엄청나게 증가했는데, 쇠똥구리는 멸종위기다. 소가 먹는 사료에 무엇이 들어있길래, 그 똥을 먹고사는 쇠똥구리가 살 수 없는 것일까? 우리가 먹는 대량생산 시스템이라는 것을 믿어서는 안된다. 그 환상은 풍요롭지만 그 대가로 대 몸은 아파간다. 그리고 멸종해가는 쇠똥구리의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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