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채식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요즘 다시 채식을 시작하고 있다. 자취하면서 살이 하도 많이 빠져서 고기도 먹고,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먹었는데,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생각하다가 몇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일단 채식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나라는 서구보다는 당연히 유리하고, 인접 국가인 중국, 일본보다도 유리한 편이다.

일단 채식을 할거면 먹을거리는 되도록이면 유기농으로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식의 의미가 반감된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뭐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채식을 시작하면 무엇보다 어려운 것이 고기입맛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세끼 모두를 고기반찬으로 살아온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욱 힘든 일.

뭐 어쩔 수 없을 때는 김치찌개에 들어간 고기 정도는 먹지만, 따로 치킨이나 삼겹살을  먹지는 않는다. 한 달을 뚝 끊어버리니 이제 어느정도 고기 입맛에서 벗어난 것. 대신 신선한 유기농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다. 심심할 때는 땅콩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다.

채식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예전처럼 극단적인 채식을 추구하지는 않고, 육류제품은 유기축산이라면 먹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살을 좀 찌우려고 한 달을 2시간 마다 무엇이든 챙겨서 먹었는데, 살 찌우는 것을 포기 했다. 살도 처음에는 좀 찌는 것 같더니 69kg 에서 계속 정체중이다. 이렇게 살다가는 먹다가 지쳐서 죽을 듯.

요즘은 생협에서 먹을거리의 대부분을 구입하는데, 날씨가 덥다보니 채소가 풍년이다. 가격도 많이 내려갔고, 무엇보다 재철 음식이라 영양분이 풍부하다. 화석연료 사용해서 키운 작물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키우기때문에 더욱 맛도 있고…

채식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네 음식문화는 참으로 훌룡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전통대로 음식을 먹으면 따로 건강식이 필요가 없다. 중국 음식처럼 기름지지 않아서 좋고, 일본 음식보다 맛과 색깔이 다양해서 좋다.

그리고 살찌려고 억지로 먹었던 삶은 달걀도 이제 안녕이다. 일주일에 한판을 넘게 먹어도 단 100g도 체중이 증가하지 않다니… ㅠㅠ 그러고보니 이제 내 식단에서 김치하고 멸치 육수만 빼면 완전 비건이네…

아무리 비건이 좋다고 하지만 젖갈 없는 김치를 김치라 부를 수 있으며, 멸치 국물로 맛을 내지 않은 된장국을 상상할 수 있는가.

한국 사람은 발효 음식의 축복을 받은 민족이다. 김치와 된장 없는 식단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김치와 된장 없는 식단은 으… 지옥의 식단이다 ㅡ.ㅡ

다시 채식”에 대한 2개의 생각

  1. 저는 국물 빼고는 고기 끊은지 1년 정도 되는데요, 정 고기가 땡긴다 싶으면 무오신채 만두나 콩고기 비엔나를 살살 쪄서 먹어요. 것두 꽤 괜찮아요. 처음엔 좀 올라오지만^^

  2. 전 콩을 워낙에 좋아해서 콩고기도 잘 먹어요. ㅎㅎ
    근데 젖갈과 멸치 육수는 대한민국 사람에게 있어 최대의 난관입니다. 물론 채식하는 사람에게 있어서요.
    전 개인적으로 이 둘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젖갈과 멸치만큼은 그래도 가장 안전한 식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더 그런가봐요.

    채식 참 좋아요. 요즘 다시 채식을 하면서 제가 음식을 조리해 먹는데, 몸이 다시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살 빠지는 것만 빼면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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