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로의 회귀…

독재 시대를 겪어보지 않았는데, 그때는 국가정보원이 중앙정보부였다. 얼마나 무서운 시기였는지 판사마저도 알아서 기던 시대였다. 그때의 자료를 살펴보면 사형 판결 내리고 다음 날 새벽에 사형 집행하던, 말 그대로 박정희 맘대로 세상이었다.

그런데 박정희도 죽고, 전두환이두 물러가고 한참이 흘러 대통령을 새로 뽑았는데, 하는 짓이 영락없는 독재시대에나 벌어졌을 법한 것들 뿐이다.

법도 원칙도 없이 공공기업과 연구기관을 지 맘대로 쓸어버리더니, 이제는 사법부마저 어떻게 안될까 침을 흘리는 형국이다.

솔직히 투표 한 번 잘못한 것으로 생각하기에는 보통 억울한 것이 아니다. 도대체 이런 괴물의 출현을 그 누가 예상했단 말인가! 그런데 난 예상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예상을 했다.

안봐도 척이라고, 취임식도 전부터 이런 일들을 줄줄이 예상을 했지만, 막상 당하고보면, 부아가 치미는 것을 넘어서 분노에 살이 떨리는 것이 사람이다.

보통 사람을 이렇게 분노케하는 짓을 눈하나 깜짝 안하고 자행하는 이 정권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악마가 가장 위험할 때가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이다. 민주주의로 선출되었다는 천사의 가면을 쓴 악마가 나타났다.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이 악마가 어떻게 나라의 뿌리를 갈아먹는지 보고 볼 일이다. 물론 안 봐도 뻔하지만 말이다.

기사 : 국정원 요원, BBK재판 ‘사찰’ 파문 

국가정보원 요원이 이명박 대통령이 한겨레신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맡은 판사에게 전화해 재판 상황을 확인하려 하고, 재판을 참관하다 판사한테 적발됐다. 국정원이 법원까지 불법적 사찰의 대상으로 삼은데다 대통령의 개인적 소송에 개입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72단독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균태 판사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를 법대 앞으로 불러 “국정원 연락관이라고 했는데, (대통령) 개인 사건에 국정원이 전화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김씨는 지난 5월 말 첫 변론기일 이후 김 판사에게 전화해 진행 상황을 물었고, 김 판사가 난색을 표하며 전화번호를 묻자 전화를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날 재판 시작 10여분 뒤 법정에 들어왔다가 김 판사가 “어떻게 오셨냐”고 묻자 머뭇거리다 “기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김 판사가 신분증 제시를 요구해 국정원 직원임이 드러났다. 김씨는 “끝나고 얘기하자”고 했으나, 김 판사는 “따로 만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원고 쪽 조경구 변호사에게도 “불필요한 일로 재판부가 전화를 받는 일이 없도록 신경 쓰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국정원 직원이 판사에게 전화해 사건에 대해 물어봤다는 얘기는 상상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며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우리 직원이 판사에게 전화한 사실은 맞지만, 재판에 관여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원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정원 직원은 김 판사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재판이라 진행 상황을 알려주면 국정원 내부 사람들과 얘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구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제기한 2개의 손해배상 소송은 유지하는 것으로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았다”며 “원고가 조정을 원하고 있으니 적극 조정에 나서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양쪽이 합의를 해오지 않는 이상 재판부가 조정을 권고하는 것은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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