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목사님이 산에 기도를 하러가실 때 같이 간 적이 있다.
열심히 기도를 하다가 하느님, 내가 이렇게 간절하게 당신을 찾으니
당신도 저에게 뭔가를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그리고 눈을 뜬 순간 눈 앞에 초록색 불빛이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이게 하느님의 응답인가?
정신차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그 불빛은 반딧불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반디불을 본 것.
주변을 둘러보니 반딧불이 한두마리가 아니다.
칠흑과 같은 어둠속에서 그 작은 불빛은 유난히 밝고 신비로워 보였다.
내가 그때의 기억을 아직도 생생히 간직하고 있는 까닭은
그 사건이 내게는 하나의 기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이기도 했고,
작은 곤충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그 작은 생명이 내게 보여준 신비였다.
그 작은 생명이 하느님을 찾을 때 나에게 비춰주었던 그 빛은
시간이 지나도 선명해져만 가는 추억이자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