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세월

반포 래미안 단지 안에 옮겨 심어진 1000년된 느티나무.
(출처: http://blog.ohmynews.com/hankis/231519)

이 느티나무는 본래 경북 고령에 천년을 뿌리 박고 그 긴 세월의 풍파를 다 이겨내며 살아왔다. 그런데 고작 100년도 못사는 인간이는 것들이 돈 10억의 교환가치를 들고 이 나무를 서울 도심에 옮겨 심었다. 인간의 오만과 교만이 하늘을 찌른다지만, 이렇게 무례하며 이렇게 굴러먹었을까… 밤에 나무 주변에서 쏘아대는 조명을 보니, 천년동안 밤이면 어둠이 안식이었을 이 신성한 나무의 안식을 빼앗은 것 같아 마음이 어째 좀 아프다.

삼성 레미안 관련 잡지에 옮겨온 사연이 적혀 있다.

  
 천년의 정원, 천년 느티나무

    잔디 광장에 심어진 천년 느티나무는 경북지역에서 자라기 시작했으며 수령은 1000여 년에 이릅니다. 커다란 목혈(구멍)이 있는 느티나무는 한국전쟁 시 마을 어귀에서 할머니가 어린 손자를 데리고 인근 정자에서 쉬던 중, 폭탄이 근처에 떨어졌지만 나무가 대신 맞으면서 두 명은 목숨을 건지고 대신 나무가 지금처럼 커다란 목혈이 생겼다고 전해집니다. 그 후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져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마을 인근이 댐 건설로 나무가 침수되어 수몰될 처지에 있는 것을 전문가가 옮겨 살려, 래미안 퍼스티지로 다시 옮겨 오게 된 것입니다.

    ‘천년수’는 과거 마을 사람들을 구했던 것처럼,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새로운 1000년의 징표가 될 것입니다. 1000년 향기와 생명력으로 신비한 모습을 하고 있는 천년수는 ‘거북이 한 마리가 한반도를 등에 지고 가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거북이 또한 장수의 상징으로 나무의 오랜 수령을 나타내고 있고 한반도의 형상은 주민의 안녕, 국민의 안녕을 책임진다는 은유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수몰지역에서 가져왔다는 말을 나중에 들으니 그나마 좀 낫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걸 꼭 도심 한 복판으로 가져와 사람의 유희거리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아무데나 댐 만드는 빌어먹을 이 땅의 토목주의자나 아파트 단지내에 옮겨 싶고 희희낙낙하는 관계자나 모두 같은 족속이다. 살아있는 것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들.

천년의 세월”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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