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을 알았던 것이 그가 쓴 음식국부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였습니다.
그가 경제학자인 것은 당연히 몰랐고 환경과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어서 당연히 끌렸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이글루스, 티스토리, 텍스트큐브 그의 블로그 여정을 따라서 꽤 많은 그의 글을 읽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우석훈은 알면 알수록 정이 떨어지더군요.
블로그에 종종 올라오는 자기과시-무시혐오증이라고 해야 하나?
세상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주는 것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것 처럼 느꼈습니다.
물론 이건 제 단편적인 생각입니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그의 나 이런 사람이다 멘트를 보면
내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나 갈피를 못 잡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사실 그의 최고 히트작인 88만원 세대도 유럽의 1000유로 세대 국내판이라고 느끼는데,
그 전에는 그런 책이 없어서 그런지 국내에서 꽤 많은 인기를 누렸죠.
그 다음부터는 생태-경제를 연관시켜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글을 많이 봤는데
사실 뭔 이야기인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궁금해서 그의 블로그를 가봤더니 아래 Carb 님의 글 내용이 그대로 올라와 있더군요.
읽으면서 그래서 유학까지 다녀와서 배웠다는 사람이
고작 영화 한편으로 사람과 세상을 이렇게 단정하는구나 싶어서 참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반면에 녹색평론에 이제 더이상 기고를 안하겠다는 제가 볼 때는 심히 웃기기까지 한 작태를 보여줬던
그 녹색평론은 제가 가장 즐겨보고 많은 감동을 얻는 책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잡지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저는 기적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석훈이 보여준 작태는 사실 가소롭기까지 합니다.
김종철 선생님은 녹색평론의 편집장입니다. 영남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이제는 녹색평론 편집장 일만 하시는데
제가 참 존경하는 지식인입니다.
녹색평론은 제게 성서만큼이나 중요한 권정생 선생님의 ‘우리들의 하느님’때문에 알게 되었고,
녹색평론을 알아서 김종철 선생님도 알게되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의 생각을 알아갈수록, 소위 코드가 맞는다라고 불리는 일종의 편견이 마음속에 자리잡아 갑니다.
김종철 선생님의 생각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면 알수록 동감이 가고 더 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석훈님과는 반대로요.
권정생 선생님도 기고 했던 녹색평론을 우석훈이 뭔 배짱으로 더 이상 기고를 안하겠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잘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전 저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근본적인 좌파이기도 합니다.
지금 세상이 굴러가는 방식 자체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대한민국의 진보매체 세미나가 열렸을 때 녹색평론은 끼지도 못했습니다.
김종철 선생님은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녹색평론은 좌파가 아니라 근본적인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근본주의자라 빠진 것 같다. 저도 이 생각에 공감합니다.
스스로를 좌파라 일컷는 김규항님이나 우석훈님을 볼 때면 좌파에 대한 편견이
왜 생기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작은 답을 발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 지식인의 롤모델이라고 하기엔 우석훈이 쫌 거시기 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뭐 나름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니까.
웬 듣보잡들이 판치는 세상이니… 지식인을 바라보는 데도, 일종의 취향 같은 게 개입하는 건 어쩔 수 없고.
근데, 김규항은 마초 이미지가 넘 강하고, 우석훈은 자유주의자에 가까운 거 같은데..
이들을 좌파라고 하면, 진짜 한 줌도 안 되는 좌파들이 웃지 ^^;;
(사족. 요 아래 사진은 쫌 귀엽다? ㅋㅋ)
누님말씀이 맞지요.
내 마음에 안들어도 우석훈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그래도 옳바른 지식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요.
근데 좌파는 누굴까? ^^
우석훈이 [녹색평론]에 기고를 하지 않겠다니, 그것이야말로 복음이로군요(^-^)!
^^
말 그대로 복음이네요.
이글루 밸리에서 활동하시는 socio란 분과 ghistory라는 분의 우석훈 분석 읽으면 늦달님의 의구심이 확실히 근거 있는 것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 하루빨리 은퇴했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누차 강조해온대로. 제발, 은퇴 좀 하란말야!!!!!!!!!!
은퇴까지는 모르겠는데,
자신이 대한민국 좌파 대표라는 착각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제 생각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