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김대중이 가장뛰어난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내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그는 내가 투표한 대통령이 아니었으니까. 노무현은 내가 열광한 최초의 정치인었고 없는 대학생 용돈까지 떼어 후원하게 만든 정치인이었다. 삶만큼이나 정치여정도 고난의 길이었지만 결국 그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았다.
대학생 때 FTA를 추진한 그의 결정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열렬한 지지자였던 만큼 그 반대편으로 돌아서기는 쉬웠다. 그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온갖 경제수치가 최고를 향해 달렸지만 서민들의 삶은 어떠했는지, 그 결과 이명박 같은 희대의 사기꾼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퇴임후 자연인으로 돌아간 그의 삶을 보니 그가 이룰 수 없었던 정치여건과 유시민의 지적처럼 지독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이 처참한 현실을 바로 보게 되었다. 노무현 한 사람이 바꿀 수 없는 지형을 그의 책임으로만 생각했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 그가 떠나고 난 후 현실을 보니 그가 얼마나 대단한 정치인이었는지 새삼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
내가 그를 어떻게 평가하든과 상관없이 그는 성공한 대통령이었고 누구보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었음은 부정 할 수 없다. 그것은 역사고 세월이 흐르면 더 단단해지는 진실이다. 노무현은 모든 비난과 비판을 오직 자기 한 사람이 짊어지고 갔다. 그를 향해 손가락질 날렸던 나는 이제와 후회하고 그를 기억하지만 그는 떠나고 없다.
진저리나게 역겨운, 그래서 입에도 담기 싫은 대통령, 누군지 사람이라면 금방 알 수 있겠지. 그런 인간들의 시대를 겪고 살아가다 보니 그 시절이 그립다. 그래도 그 시절은 상식이 살아 숨쉬던 시절이 아니었던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제 노년층의 인구가 청년층을 압도하는 시대가 되었다. 노인들은 표독해서 지 이득에만 눈이 먼 종자들이다. 노인이라는 것의 습성이 원래 그런 것. 나이가 들면 누구다 저렇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깨어있어야 하지만 정신을 흐릿하고 왕년의 기억만 되뇌이는 잠든 인간이 되어버린다. 나도 나이가 드는 것이 그래서 두렵다. 박원순 이년 나오라고 고함치는 노인이 될까봐.
이런 나라에서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대통령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이제 신화로 남을 것이다. 이 나라는 이제 정의 양심은 쓰레기통에서 찾아보기 힘든 나라기때문. 이 저열한 나라에서 그런 정치인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기 보다 부끄럽다. 그의 빛나는 삶을 누더기로 둔갑시키는 나라에서 그의 존귀한 삶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 한심한 나라의 역사가 존재하고 이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면 노무현이라는 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신화로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 방법은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겠지만, 노무현 그는 진정 사람을 사랑했고 또 그 사람을 위해서 온 삶을 바친 진심이 믿어지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
참 좋아하는, 존경하는, 사랑하던 사람이였습니다. 완벽에는 거리가 멀진 몰라도 열심히 노력은 하며, 적어도 잘못이 있을땐 부끄러워할준 알고 미안해할주는 알던 분이였지요. 재임당시에는 아쉬운것도 있었지만 그 이후에 두명의 대통령을 보니까 그래도 참 그분이 역시 매우 괜찮은 분이였구나 하는 생각뿐입니다…
이제는 가고 없는 우리들의 대통령님이네요.
사람이 늘 그렇듯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죠.
짐승같은 시대를 살아가니 그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새삼 깨닫고 다시 미안해집니다.
늘 미안하고 고마원 그런 사람입니다. 우리 대통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