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몇 년전 같은데 벌써 17년 전이다. 고기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거기에 무슨 고민 따위를 더할 필요가 없었던 시기. 그때 베스킨라빈스의 상속자 팀 로빈스(Tim Robbins)의 다큐를 보게 된다. 아무 생각 없던 그 때, 그 다큐는 나에게 어마어머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환경에 관심이 많았지만, 내가 환경에 그렇게 무지한 사람이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곡물생산과 가축사육의 관계, 가축 사육의 비참함 이 모든 것의 결과로 도출되는 환경과 인간의 파괴. 마트에 먹음직하게 진열된 고기 그 이면에 우리가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실이 놓여져 있다.
그때 채식을 시작해서 김치와 된장국까지 먹는 채식을 시작했다. 완전 비건을 하고 싶었는데 김치과 된장국까지 안먹고 살 수는 없었다. 엄마와 함께 살 때라 가능한 채식이었지. 그 후에 자취를 시작하면서 채식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자취와 동시에 가려먹다보니 자동으로 체중감량이 되는데 그때 처음으로 체중이 50킬로대에 진입한다. 그래서 다시 잡식으로 돌아간다.
채식은 안하지만, 그때의 흔적은 풀을 잘 먹는 지금의 식생활에 남아있다. 온갖 풀의 맛을 조금은 즐기는거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