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언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먼저 깨닫아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뛰어난 언어는 그 사람의 모국어이다. 사람의 사고와 창의력은 모국어속에서 가장 그 빛을 발하게 되어있다. 이것은 모국어라는 것이 태어나면서부터 운명처럼 그 사람에게 입력되는 일종의 운영체계(OS)와 같은 것.
제18차 세계언어학자대회에서 ‘인간은 모국어를 사용할 때 가장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라고 선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한자를 빌려 사용할 때는 우리말의 뜻과 쓰임이 정확하지 못했고,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온전히 글자에 담기지 못한채 반쪽자리 기록문화로 우리에게 남겨졌다. 또한 말과 글이 달라 소수의 양반계층만이 글자생활을 누릴 수 있었고, 보통 백성은 까막눈으로 반만년을 살아왔다.
다행이 세종대왕께서 직접 한글을 창제하시고 널리 반포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민족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물을 받게 되었다. 한글의 과학성은 문자로서 가장 진일보하고 과학적인 것은 물론이고 그 글자에 담긴 정신은 세상 그 어느 문자보다 아름답다.
약하고 가여운 이 민족에게 세종이라는 큰 뜻이 있어 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오늘 날까지 바로 설 수 있었고, 우리의 정신이 시련과 폭압속에서도 시들어지지 않았다.
문자는 단순하게보면 말을 기록하는 수단에 불과하지만, 그 문자가 없으면 말이라는 것도 그 빛을 잃어버린다. 말은 얼을 담는 그릇이고, 문자는 그 말을 담는 그릇이다. 생각과 말과 글자가 하나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셋은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울만큼 긴밀하다.
562년전 세종의 큰 뜻이 있어, 우리가 우리될 수 있었으며, 우리가 고난속에서도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한국말은 가장 위대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한글은 가장 위대한 문자라고 말할 수 있다. 한글은 우리의 으뜸가는 자부심이고 때로는 우리의 전부일 만큼 소중한 것이다.
이 아름답고 편리하며 쉬운 우리 한글이 조선시대에는 한자에 밀려 천대받고, 이제는 영어 밀려 천대받고 있다. 제 나라말과 글자를 가졌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가 산소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듯이 우리가 우리말로 사고하고 그 사고의 내용을 우리 글자로 적어내려간다는 이 지극한 당연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가 우리 됨의 가장 근본이 우리의 이 귀한 말과 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우리 피속에서부터 흐르는 이 사실을 잃어버리면 반만년을 이어왔다고 자랑하는 우리의 그 유구한 역사과 정신이 사라져버린다. 그 먼 선사시대부터 우리의 말은 우리와 함께 있어왔지만, 우리의 글자는 없어 우리는 그 긴 세월을 반쪽짜리 얼굴로 살아왔다. 세종의 큰 뜻이 우리의 얼굴을 비추어 비로소 우리가 제 얼굴을 보고 제 얼굴로 살아올 수 있었다. 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기뻐해야 할 일인가.
항상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한다. 세종의 큰 뜻과 지배층의 멸시속에서도 한글을 부활시킨 이 백성들에게. 오늘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기쁘고 위대한 날이다. 10월 9일의 의미와 정신이 바로 서는 날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바로 서는 날임을 의심치 않는다.
영어몰입교육, 국제중학교등 미친 정책으로 일관하는 이 천박한 정권에 한글날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은 다 우리의 허물과 잘못이다. 한글이 오늘 날 겪는 시련은 대한민국이 처한 험난한 오늘과 함께 한다. 제 아무리 곳간에 재물을 쌓아두어도 제 목숨을 하나님이 걷어가시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정신은 늘 죽지않고 깨어 신랑을 기다리고 예비한다.
오늘은 562돌 맞는 한글날이다. 우리에게 이 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
세종대왕님 당신의 그 높은 뜻과 우리를 향한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잘읽었습니다.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겨도봅니다.
한글은 산소가와 같다고 생각해요.
우리 말에 날개를 달아주었잖아요. ^^
세계언어학자대회… 올림픽 하기 전에.. 뉴스에서.. 잠깐 들었는데.. 그래서.. 찾아보고 싶었는데.. 언어올림픽이라고 검색했는데 안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엔.. 내가 뉴스에서 잘못들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인간은 모국어를 사용할 때, 가장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멋있어요…*^^*
우리가 서로 같은 말을 하고 같은 글자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모든 관계의 시작이 아닌가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