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교회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함량 미달의 미성숙한 행동”

위에 링크된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역시 대형교회 목사다. 이승만의 미국 유명대학 학위를 열거하며 신생 대한민국에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 자체가 하느님의 은혜였다고 오도방정을 떨었던 오정현 목사와 비슷한 일당이다. 이네들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부시로 대변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다를 것이 없는데, 거룩하고 순결한 척 행동하지만, 빈 라덴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차이가 있다면 빈 라덴이 더 순수하다고 할까? 이들의 손에 돈과 권력을 쥐어주면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되는 것이고, 총과 칼을 쥐어주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되는 것이다.

보이지도 않는 예수를 팔아 20세기 맘몬의 부흥을 이끌어낸 이들은 다시 부활한 봉이 김선달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기독교인이라고 자처하는 저들이 왜 이명박을 지지하고, 이 많은 국민의 마음을 뭣도 모르는 잡것들의 감정분출로 생각하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어떻게 예수를 믿고 그의 말씀인 성경이 글자 한 자도 틀림이 없다고 확신하는데, 그들이 사는 모양새를 보면 왜 성경과 정 반대일까. 모든 의문점의 시작은 여기다. 이들이 믿는 하느님은 나만을 위한 하느님이다. 나와 다르게 믿는 사람은 잘못된 것이고, 믿지 않는 사람은 말할 가치도 없다. 이들에게 하느님은 수많은 나가 모여 이룩한 교회의 수호자이다. 단 그 교회는 나만 아는 나가 모여 이룩한 다수여야 한다. 이런 교회에 우리를 생각하는 신앙인은 자리를 붙일 수 없다

이들의 믿음은 온 인류를 위해 십자가로 걸어간 예수의 죽음을, 믿는 자만을 위해 순교한 옹졸한 교회로 탄생시켰다. 과거에는 십자가 전쟁으로 이 옹졸한 믿음이 불출되었고, 현대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경시하고,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좌파 빨갱이로 몰아가는 교회의 작태로 분출된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이들의 가치관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름이다. 그의 이상과 진정성은 변질된 교회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무현이 죽어야 이들이 사는 것이고 이들이 만든 거대한 예배당이 사는 것이다.

이제 슬슬 고인에 대한 공격과 폄하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더러운 똥통에서 뒹굴며 웃음짓고 즐거워하던 자들이 넌 왜 이렇게 털어서 먼지가 많이 나냐 욕하기 시작한다. 털어서 나는 먼지는 추악하고 더러운 것이고, 똥통에서 뒹구는 자신들의 모습은 거룩하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믿음과 양심의 괴리가 이제는 믿음은 머리에, 양심은 발바닥에 있는 형국이다. 바리세인의 삶이 예수께 그런 비난을 받을만큼 문제가 많은 삶이었을까? 천만에 바리새인의 믿음은 지금의 관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믿음이 생활에 체화된 삶이었다. 그런데 뭐가 문제였을까? 그들은 인류의 하느님은 나의 하느님으로 변질시키는 죄악을 저질렀다. 그들의 그 대단한 신앙적인 열정과 행위도 본질에서 어긋한 그들의 믿음을 바로세워주지 못했다.

소위 대형교회 목사라는 사람들이 나 보다 지식이 적고, 나 보다 믿음이 약할까? 천만에 나보다 믿음이라는 측면에서 못할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나는 그네들처럼 예수를 입에 달고 살지도 못하고, 그네들처럼 자신있게 예수님을 바라보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의 믿음은 착각이라는 허울의 믿음이지 신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앙은 단순히 믿음이 아니라 삶이 예수가 걸어온 방향과 일치했을때, 비로소 우리가 부를 수 있는 영역이다. 지식이 지혜가 될 수 없듯이 믿음이 신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것 다 재껴놓고 이 것 하나만 물어보자. 만약 예수가 돌아오신다면 대형교회의 하늘을 찌를 듯한 십자가 첩탑과 그 거대한 위용을 보고 즐거워하실까? 아니면 삶에 치어 예수의 이름도 부르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보고 슬퍼하실까?

어디서부터 믿음과 양심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이제는 그 괴리가 자연스러워 믿음과 양심의 결합이 욕을 얻어먹는 시대이다. 초대 교회에서 믿는다는 것은 곧 행한다라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지만, 오늘 날 믿음이라는 것은 일요일에 예배당용 행동과 평일용 행동이 구분된다. 일요일에는 예배당에서 거룩하고 슬픈 표정으로 그리스도의 수난을 경청해야 하지만, 평일에는 떨어지는 집값에 분노하고, 부자를 위한 감세에 감격해 한다.

권정생 선생님은 교회가 우리가 아닌 나로 변질되는 것에 너무 마음 아파하셨다. 평생을 개신교인으로 하느님을 찾았지만, 말년에 그는 교회도 나갈 수 없었다. 날로 변질되는 교회속에 그가 발 붙일 곳은 없었다. 한달에 5만원으로 살면서도 그는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 편히 죽을 수 없었다. 그가 남긴 것은 통장잔고에 찍힌 십수억원의 엄청난 유산이 아니다. 전신 결핵 환자로 늘 오줌보를 찾고 다녀야 했고, 고통이라는 것이 일상이었던 그 잔인한 삶속에서 꽃 피운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주님이 다시 오시다면 오늘 우리 교회의 모습을 보고 슬퍼하시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풀어헤치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실 것이다. 주님의 몸과 마음에 대못을 박으면서 과연 주님을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그들의 뻔뻔함이 어떤 면에서는 존경스럽다. 양심이 없다는 것은 뭐 늘 사람을 평안하게 만든다. 믿음안에서 평안하다는 착각과 함께.

노무현과 교회”에 대한 12개의 생각

  1. 물론 저 사람 같은 경우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비판해야 하겠지만, 대다수 경우 저런 되도 않는 발언은 관심을 주지 않는 게 해답인 듯 합니다. 요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소위 ‘고인드립’을 쏟아내는 인간들이 많아졌는데, 그 대부분이 주목을 끌기 위해서 하는 행동 같아 보입니다.

  2. 기독교도로서 죄스러운 마음과~~
    한 숨만 나올 따름입니다…
    그리고 부끄러움이 앞을 가릴수 밖에~~

  3. 구구절절 공감하는 글입니다 이제 대형교회는 사회악으로까지 치닫고있습니다 도저히 성직자들의 입에서 나온말이라고 믿어지지않 는 악담드 저주들.. 끝없이 용서 하고 사랑하라는 신의 말씀은 어디가고 저주만 남았는지
    저런자들하고 같이 가는 천국이라면 사양하겠습니다
    그들의 죄악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제가 쓴글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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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은 누구보다도 예수에 가까운 삶을 사신분입니다 먼후일 그가 꿈꾸던 사람사는세상이 오면 그에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질겁니다 부디 영면하십시오 부디 편안하십시오

  4. 소심군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그 나이때는 즐거움도 크지만 괴로움도 크더군요.
    이왕이면 괴로움보다는 즐거움이 더 큰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5. 잘 읽어봤습니다.
    이래저래 있을 때는 소중한 지 모르는 것이 우리네 보통 사람의 마음인가 봅니다.
    보내고 나서야 이렇게 가슴을 치고 아파하니…
    모두 힘내서 이 어두운 시기를 이겨내야죠.

  6. 웹상에서 같은 지역 출신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중화산동에 삽니다. 정확히는 저희 부모님이 거기 사시죠. 전 경기도 모처에 현재 거주 중. 암튼 반갑습니다.

  7.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갑니다. 매일 몇번씩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죽음이 떠오르고 생각나 부디 좋은곳에 가시길 시간나는대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함께 나누면 좋은것 같아 글 퍼갈께요~

  8. “털어서 나는 먼지는 추악하고 더러운 것이고, 똥통에서 뒹구는 자신들의 모습은 거룩하다고 생각한다.” <-- 딱 이 모습이예요. 그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권력화된 신앙은 이미 본질을 상실한 거겠지요. 무신론자의 일탈보다 신앙인의 타락이 훨씬 더 추악하고 악랄했음을 역사는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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