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굴드


이 동영상을 보면서 참 굴드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해괴망측한 자세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건반의 파괴자 리스트가 나타나기 전까지 귀족의 살롱에서 연주되던 곱상한 모습의 피아노 풍경이라면 모를까. 저 모습을 볼 때면 굴드의 손가락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감탄하게 되고, 어려서부터 얼마나 치열한 연습속에서 살았는지 짐작하게 된다. 또한 저런 열악한 자세로 인한 병마까지도.

굴드를 보면 천재성이라는 것은 어떤 악조건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는 것 같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저 자세에서 품어나오는 아우라와 개성은 음악의 호불호를 떠나서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미켈란젤리를 좋아하고 추종하는 내가 그와는 정 반대에 서 있는 굴드를 좋아하는 것도 그가 만들어내는 음악 자체가 보편성을 지니고 있으을 의미한다. 굴드의 연주는 결코 해괴하거나 개성으로만 똘똘 뭉친 음악이 아니다. 굴드의 음악은 그가 고민하고 연습했던 수많은 노력의 산물이며, 다른 누구도 보지 못했던 길을 걸어간 선구자와 같다.

오늘 날까지도 굴드와 같은 음악가가 다시 나오지 못하는 것도 굴드라는 이 천재가 미켈란젤리와 같은 천재로 부르기에는 그 재능이 찬란한 음악가임을 증명한다. 천재는 수없이 나타났다 사라지지만 별처럼 오랜세월 빛나는 천재는 드물다. 천재도 드물지만 그 천재속에서 살아남는 것은 더욱 힘들다.

굴드가 남긴 브람스 간주곡집을 들어봐야겠다. 굴드의 브람스 간주곡집은 굴드의 내향적 진심이 묻어난 수작이라 부르고 싶다. 그 누구도 굴드처럼 브람스의 말년을 연주하지 못했다. 골드베르그 연주곡으로 각인된 굴드의 개성은 잊어도 좋다. 브람스 간주곡집을 듣는다며 음악가 굴드의 내밀한 속내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글렌 굴드”에 대한 2개의 생각

  1. 여기 링크하신 유튜브 영상의 연주, 반음계적 환상곡에 잘 어울리는 자유로운 개성의 연주군요^^
    저는 바흐 건반음악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드의 천재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 전 다른 것은 다 원전연주로 듣는데, 바흐 건반 음악만큼의 아직도 피아노 입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직도 피아노가 제일 좋네요. ㅎㅎ 그렇다고 다른 작곡가도 그러냐 하면 또 그건 아닌데 말이지요.

    요즘 방학인데 좀 한가하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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