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 프라이팬을 쓴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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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건강빵님의 질문에 대답하겠습니다. 일단 스텐 후라이팬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관리죠. 저도 스텐 닦는데 손가락 지문이 닳아질 정도 였습니다. ㅠㅠ 스텐 후라이팬은 열관리가 생명인데, 잔열이 많이 남으면 스텐 주변에 노란색 유기물이 끼다가 이것이 나중에 예열 과정을 거치면 시꺼먹게 타게되고 절대로 지워지지 않죠. 생선구이는 저는 아직 안해봤는데, 아마도 다른 것때문이 아니라 생선 조리과정에서 생긴 유기물이 지워지지 않아서 애먹으시는 것 같은데, 일단 스텐에 유기물이 끼기 시작하면 거의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죠. 쇠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면 모를까… 이런 저런 시행착오 끝에 제가 느낀 것은 스텐은 사전관리가 생명이라는 것 입니다. 미리 미리 열관리를 잘해서 스텐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평소 스텐을 가열하실 조금 약한 중불에서 예열을 하시고, 그 후에는 주변에 열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한 불에서 조리를 하시는 노력이 좀 필요합니다. 이건 경험외는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텐에 이물이 끼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데, 아래 링크한 스텐 전용세제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헨켈에서 나온 액체 세제도 있습니다. 이걸 사용하면 스텐에서 못 지우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한 번만 사용해도 광이 사라지니 자주는 쓰면 안됩니다. 더 궁금하신 것은 질문하시면 됩니다. 스텐 프라이팬의 최고봉이 계란 후라이를 노른자 안깨지고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저는 달걀을 먹지 않아서 아직 모르겠습니다. 조만간 한 번 사다가 도전 해보려고 합니다. ^^

2. 스텐 프라이팬을 사용한다는 것은 일단 환경 호르몬 같은 현대 과학의 부작용에 민감하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대부분 스텐 프라이팬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플라스틱 반찬통을 사용하지 않으시지요. 저도 마찬가지도 유리그릇이나 사기반찬 그릇만 사용합니다. 물론 냄비는 죄다 스텐을 사용하십니다. 다만 플라스틱이 섞인 냄비는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내부에 이음새가 없는 100% 스텐만 사용하는 까다로움은 스텐 프라이팬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스텐 냄비는 사용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스텐 프라이팬을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가 여기서만 그친다면 그건 반쪽자리에 불과합니다. 스텐 프라이팬을 불편을 감수하고 기꺼이 사용한다는 것은 먹는 것에 대한 관심과 이어져야 합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늘 하던 말씀중의 하나가 먹는 것이 하늘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나이가 먹을 수록 어찌나 이말이 마음에 와닿는지. 우리가 무엇을 먹었는지가 지금의 나를 말해줍니다. 제가 혀가 몸의 주인 노릇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던 것도 혀가 주인노릇을 하면 몸이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 먹는 것에 장난치는 세상에서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는 무척 중요합니다. 그래서 유기농이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하고 유기농을 먹어야 하는데, 관행농업이 주류인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쉽지 않지요. 관행농업의 대가로 생산자인 농민은 물론 소비자까지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는데,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서로들 무관심 합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유기농에 관심을 갖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전국민이 유기농을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참 암담하지요. 유기농에 기껏해야 돈 있는 사람들이 먹는다는 정도의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이 우리니까요. 그리고 전국이 유기농만으로 식탁을 꾸미는 것 자체도 아직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생협을 권장합니다. 지역단위로 조직된 생협은 이땅의 어머니들이 만들어낸 생명산업입니다.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판로와 유기농 재배로 인한 자신의 삶에 대한 권리까지 지킬 수 있고 소비자는 좋은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이 생협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유기농이 비싸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훨씬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는데로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하는데 가격이 비싼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우리의 비정상적인 유통구조를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듯 합니다. 산지에서 밭데기로 사오는 배추가 최종 소비자가격이 얼마인가요? 산지에서는 배추 한 포기에 고작해야 몇 백원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몇 천원에 구입합니다. 그 중간에서 누가 다 떼어먹는 것일까요? 이건 생산자 소비자 서로 망하는 길입니다. 생산자 소비자가 협동해서 중간 상인 먹여살리는 결과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중간상인들이 그 혜택을 농민에게 주기라도 하나요?

생협은 이런 유통구조의 혁신일 뿐만 아니라 생명에 대한 관심,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상징입니다. 좋은 먹거리를 먹는 것일 뿐만 아니라 농약과 화학비료에 오염된 농민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생협의 제품은 비싸지 않습니다. 그럼 중간상인들은 다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는 질문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먹는 것은 하늘 입니다. 잘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합니다. 좋은 것을 먹자는 것도 아니고 바른 것을 먹자는 것 입니다.

3. 스텐에서 시작한 관심이 유기농에까지 이르르면 제가 생각하는 종점은 채식입니다. 채식이 얼마나 지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구차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채식은 환경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운동이며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선언입니다. 쓸데없는 육식과잉이 얼마나 우리의 몸과 환경을 파괴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소고기 1kg 을 위해서는 옥수수 15kg 물은 무려 30톤이 필요합니다. 사실 대규모 관행농업은 기업식 가축 사육을 위한 것이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채식은 단순히 자기 몸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야채 많이 먹어서 몸이 좋다고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티벳 고원지대 사는 티벳 사람들이 야채를 많이 먹을까요? 그 사람들의 거의 유일한 비타민 공급원은 차입니다. 게다가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거의 야채를 먹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 건강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심각한가요? 채식은 단순히 내 한 몸 좋자는 운동이 아닙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장 치열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 글을 쓰는 제가 채식주의자냐? 아닙니다. 전 채식을 하려 노력하지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완전한 채식주의자였던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기도 종종 먹습니다. 채식하자는 말을 완전히 채식만 하자는 말로 곡해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입니다. 완전 채식주의자로 돌아서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뭅니다. 그만큼 육식에 길들여지면 그 입맛에서 벗어나기가 힘드니까요. 하지만 고기만 먹는 우리의 식습관이 각종 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지만 기업식 사육을 양산하고 있는 현실을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한우가 좋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한우의 항생제 사용량은 뉴질랜드의 30배가 넘습니다. 게다가 인공 수정자들을 고용해 불법으로 난소 호르몬을 주입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우리나라는 호르몬 잔류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잔류 호르몬은 임산부에게 이유없는 유산을 일으키는 간접살인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것임에도 누가 관심을 갖나요?

오늘 날 우리가 먹는 달걀, 우유, 고기는 모두 기업식 사육의 결과물입니다. 얼마나 비위생적이고 끔찍한 환경에서 동물들이 사육되는지 안다면 과연 이렇게 맘 놓고 달걀과 우유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먹고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 그런다고 하면 이해라고 하겠지만, 단순히 혀의 유희를 위해서 이렇게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가치가 있을까요?

AI로 고향에서 닭, 오리가 도살되는 것을 보는데 마음이 아프더군요. 구덩이를 파고 오리를 몰아서 그냥 생매장 시키는 것을 보고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동물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도 되고요. 다른 곳도 아니고 내가 태어나고 자난 곳에서 산 동물을 저렇게 잔인하게 죽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생명은 다 소중합니다. 그렇자고 채식만 하자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에요. 왜 쓸데없이 생명을 죽이냐는 것입니다.

채식만 하면 물론 더 좋습니다. 그런데 대개의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 입니다.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야채 많이 먹고 배나왔다는 사람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환경을 위해서도 그리고 생명을 위해서도 채식위주의 식단을 꾸며야 합니다.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리는 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길입니다.

 


 

스텐 프라이팬을 쓴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4개의 생각

  1. 저도 생협 조합원인데 반가워요.^^ 먹거리에 관한 글 멋집니다.
    근데 스텐 후라이팬은 사용하기가 영 어려워서. 세라늄으로 바꿨답니다.
    아주 가끔씩만 쓰게 되더라구요. 계란후라이 물론 실패작렬이구요.
    사용하는데 이렇게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도구들이 참 좋다는 생각은 하는데 길드는게 쉽지 않네요.

  2. 저도 요즘 후라이를 한번 시도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달걀을 안먹어서 할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한번 시험삼아 해보려고요 ^^

    저도 같은 생협조합원이라 반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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