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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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물여덟 살 때까지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밖에 모르고 살아온 내가 갑자기 운동바람이 든 것이 좀 이상하기는 하다. 스물여덟에 수영을 시작하면서 운동에 빠져 지냈다. 운동이라는 것이 꼭 마약과 같아서 하다가 안 하면 몸에서 반응이 온다. 금단증상과 같은…

수영을 하다가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아무튼 그럭저럭 운동이라는 것이 일상에 자리 잡게 되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4개월에 1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요가까지 가르쳐주어서 거의 모든 면에서 내가 가장 적합한 운동이기는 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도 요가도 어떤 면에서 참 정적인 운동이다.

운동할 처지가 아닌 것 같아서 복싱을 배우기 전에 몇 달 쉬었는데, 그동안 몸에서 참 많은 반응이 밀려왔다. 그래도 1년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 해서 나름 몸을 만들어 놓았는데, 몇 달 쉬다보니 근력과 체력이 확실하게 떨어져 있는 것을 느꼈다.

공부고 뭐고 일단 체력이 되어야 할 것 같아서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교회 앞 복싱 도장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복싱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교회에서 가까워서 있다. 교회 바로 앞이니까. 몇 년 전부터 배우고 싶어서 도장에 간 적은 있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보니, 이것도 꽤 험난한 길이다.

접해본 운동이 수영과 웨이트 트레이닝이 전부인 나에게 복싱은 격한 운동인 동시에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운동이 분명하다. 특히 초고도 근시인 나에게는 줄넘기도 위험하다는데, 링에서 메도우 복싱만 해도 사실 좀 위험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복싱을 하는 이유는, 이 운동이 그 어떤 운동보다 격한 운동중의 하나이고 동적인 운동이라는 점이다. 스무살 이후로 내가 내 자신을 알기 원하면서부터 나 스스로가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따른 결과이다. 스물 살때 MBTI 검사에서는 외향성 수치가 대단히 높게 나왔는데, 스물 다섯 살의 MBTI 결과는 거의 그 수치 반대로 나왔다. 내향성 수치가 그렇게 높게 나올줄은 나도 상상을 못해서 상당기간 상담을 받은 기억도 있다. 나 스스로가 내성적인 사람이 맘에 들지 않으니까…

서른의 문턱을 밟으면서부터, 그러니까 나이를 먹으면서부터 더욱 내가 정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사실도 그러하고. 적당한 내향성은 나를 돌아보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마음의 병이 된다고 생각한다. 뭐든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복싱을 시작했다. 복싱을 한다고 뭐 사람이 갑자기 외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움은 될 것이다. 내가 땀을 흘리고 링에서 뛰어다닌 만큼 내가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향과 외향의 조화도 중요하고, 몸과 마음의 조화도 중요하다.

이번주에는 마우스 피스를 맞추게 된다. 이게 좀 본격적으로 복싱을 시작하게 된다고 할까? 렌즈도 1회용렌즈를 한달분을 샀다. 난시가 교정이 안되어서 사물이 심하게 겹쳐보이는 어려움이 있지만, RGP렌즈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 분명하니까. 딱딱한 RGP 렌즈보다는 말랑말랑한 소프트 렌즈가 눈에는 무리가 덜 갈 것이다. 메도우 복싱이나 스파링은 앞으로 일회용 소프트 렌즈를 착용하고 링에 올라가려고 한다.

복싱은 참 힘든 운동이다. 기술 하나 배우는 것도 어렵고 단순히 기술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술과 체력이 뒷바침 되어도 두려움이 있으면 기술과 체력이 무용지물이 된다. 기술,체력,단단한 마음 이 세 가지가 뒷바침이 되어야 한다. 이 셋중에서도 무엇보다 주먹을 두려워해서는 안되는 단단한 마음이 꼭 필요하다. 날라오는 주먹을 보고 맞아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크게 타격을 입게 된다. 주먹을 봐야 주먹을 피할 수 있고 내 주먹도 나가는 법이다. 그런데 사람의 본능이라는 것이 주먹이 날라오면 눈부터 감고 피하는 법이다. 본능에 대한 몸과 마음의 거부가 필요한 운동이다. 어디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던가?
 
아무튼 복싱 참 좋은 운동이다. 어려워서 매력도 있고, 그런데 직업으로의 복싱은 매력적이지 않다. 복싱은 취미로서 좋은 운동인 셈이다.

복싱을 하는 이유…”에 대한 2개의 생각

  1. 남이 맞는 거 보는 거 아무리 영화라도 끔찍하고 싫긴 하지만,
    그래도 복싱, 진짜 매력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녈씸히 운동한 후에 땀 흘리시는 사진, 멋지신데욧! ^^

    아무리 1회용 렌즈를 사용하신다고 해도, 눈 주변은 맞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덧니> 저도 뭔가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해야할텐데 말입니다. 숨쉬기나 뭐 그런 거 말고. -_-;

  2. 저도 눈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조심하는데 이 운동이라는게 워낙 격해서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코미님도 가볍게 산책을 빠른 걸음으로 하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요가로 잠시 몸을 풀고, 가볍게 땀이 날 정도로 산책을 하면 몸에 참 좋거든요.
    뭐든 몸에서 일단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제 블로그도 찾아와주시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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