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카 ‘레퀴엠’

얀 디스마스 젤렌카 (Jan Dismas Zelenka : 1679 ~ 1745)

# 젤렌카의 레퀴엠을 듣고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 지금의 이 감동을 잊지 않기 위해서 그의 자료를 찾아보니, 축구 선수 젤렌카가 나온다. 허걱…


# 체코에서 오른간 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하니 음악적인 재능은 아버지를 물려받았나 보다. 드라스덴 궁정에서 더블베이스 주자로 음악인생을 시작했다고 한다. 주어진 정보다 미비하다보니 더 이상 무엇을 쓰고 싶지만, 쓸 것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음반이라도 있으면 좋으려만 음악만 듣고 짜내려 하니 가진 것이 없음이 금방 드러난다. 시대는 수백년 전이지만,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20세기 레퀴엠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목소리와 악기의 조화가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감동을 만들어 내었다.

 

# 젤렌카는 자신의 사망과 더불어 이 위대한 대위법의 예술이 사라질 것을 염려해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결집한 작품 6개의 연작 미사를 남겼다고 한다. 레퀴엠을 듣고 6개의 연작 미사에 대한 궁금증이 밀려온다. 그의 대위법에 대한 애착이 바흐를 연상시킨다. 설마 푸가의 기법처럼 난해하지는 않겠지?

 

# 바흐와 비슷한 시기를 살아서 여러 면에서 바흐와 비교될 것 같은데, 바흐는 그 빛이 날이 갈수록 더해가지만 젤렌카는 이제 막 서서히 밝아오는 5촉 전등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기대도 점점 그 무게를 더해가는 것 같다. 20세기 들어서 재조명되었다는 그의 6곡의 트리오 소나타도 듣고 싶고, 6개의 연작 미사도 듣고 싶다.


새로운 음악가를 접할 때의 기분이란 아무 것도 없는 하얀 종이에 점이 하나 찍어지고 또 하나의 점이 찍어지고 그 점들이 선으로 이어지고 그 선들이 면과 곡선을 만들고, 결국 하나의 멋진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다. 길지만 하나의 예술을 향해 걸어가는 이 여정. 음악을 통해서 내 삶이 음악처럼 예술을 닮아간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비록 착각일지언정 예술을 모방해서 내 삶이 그를 닮아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 이 곡을 들으면서 난 대단히 현대적인 느낌의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이 곡의 가치가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수백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숨은 진주처럼 진흙속에 묻혀있었지만, 진주는 흙속에서도 진주다. 그 상대적 가치는 듣는 사람의 마음과 귀에 달려있겠지만, 가치, 변하지 않는 절대적 가치는 내가 알건 모르건 흙속에서 있건 없건 언제나 그대로…

 

# 우리의 친절한 네이버 백과사전씨는 이렇게 다음의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체코 루도비체에서 오르가니스트의 아들로 태어나 프라하 예수대학교에서 공부했다. 1710년 프라하 드레스덴궁정예배당에서 더블베이스 연주자로 음악가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717년에는 《그라두스 아드 파르나숨(고전대위법)》의 저자로 알려진 요한 푹스(Johann Fux)와 함께 작곡을 공부했다.


1719년에는 궁정예배당의 더블베이스 연주자 일을 그만두고 작곡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1721년 드레스덴에서 부악장이 되었고 빈·베네치아·드레스덴 등지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20여 곡의 미사곡과 마그니피카트(magnificat), 찬송가 및 3곡의 오라토리오를 작곡했으며 6곡의 실내 소나타, 5곡의 관현악 카프리치오, 실내악협주곡 등의 작품을 남겼다.


동시대인 요한 S.바흐(Johann S.Bach)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당시에는 그다지 유명해지지 못했고,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그가 작곡한 6곡의 트리오 소나타가 부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여 중요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그의 소나타들은 실내악에서 바흐에 버금가는 재능이 그에게 있었음을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주요작품으로 《성 벤체슬라우의 멜로드라마 Melodrama de Sancto Wenceslao》 《5개의 카프리치오》(1723) 《신포니아》(1723) 《마그니피카트 D장조》(1725)


《칼바리오의 예수》(1735)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성 벤체슬라우의 멜로드라마》는 카를 6세의 대관식에 헌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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