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설전

트위터에서 자칭 보이차 도사를 자처하는 분과 설전을 나눴다. 아무래도 보이차 상인인 것 같은데, 보이차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아야 저런 말을 쏟아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저분이 아는 보이차 지식이라는 것이 “보이차가 지상 최고의 차”라는 이 단순무식한 말 한마디로 모두 근거부족 상태에 빠진다는 것은 어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심미적 기준을 들이대고, 그것을 최고라고 주장할 때, 북한인민주의 공화국은 평등하고 모두가 똑같이 사는 유토피아라는 말도 가능해진다. 수치로 환산이 가능한 몇몇 과학의 영역에서라면 모를까, 예를 들면 핵무기수는 미국이 가장 많다. 이런 사례를 제외하고 최고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보면 상당수가 허례허식에 찌들어 있다. 그래서 차를 파는 상인들이 농간을 부리기 쉬운 구조적 결함이 있는 시장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최고의 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미련 곰탱이 같은 목표를 갖고 차를 구매하는 사람이 있다면 장사하는 사람들 참 장사하기 편한 세상이다. 차를 생산하는 사람이 이런 목표를 가질 수 있지만, 차를 마시는 사람은 이런 허황된 목표를 지녀서는 안된다. 생산자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나, 소비자에게는 뜬구름을 잡는 행동이다. 무지개가 이쁘다고 무지개를 잡으러 갈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보이차 시장의 탁하고 흐린 물살은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가 삼위일체가 되어 일궈낸 결과다. 사기가 횡횡해도 최종 소비자가 정신만 차리면 물은 어느 정도 맑아질 수 있다. 보이차에 입문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불투명하고, 제품 자체의 신뢰성 또한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고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의지하기 마련인데, 이런 고수들 중 상당수가 또 상인이라는 것이 큰 문제다. 차를 많이 마시다 보면 고수를 못 될지 몰라도, 자기의 입맛과 기준을 갖게 된다. 이런 기준이 굳건히 자리잡은 사람은 큰 어려움이 없지만, 그 단계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들이 문제다.


사실 사람의 입맛과 취향은 본인이 가장 잘 아는데, 타인의 말에 이끌리다보면 자기의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입맛과 취향도 변한다. 따라서 세상 최고의 것이 존재한다 치더라도 그것은 언제까지나 일시적이고 유동적인 것이다. 정직한 보이차 상인을 찾을 수 없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시대에 보이차를 마신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어떤 차 상인은 네이버에 카페를 차려놓고, 운남성 원주민과 함께 수백년된 고차수로만 보이차를 만든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전통복장을 갖춰입은 원주민들의 작업모습을 볼 수 있다. 이건 우리가 한복을 입고 농사짓는 꼴과 다를 것이 없다. 보면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그 사람이 만드는 제품의 진위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흉내로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는 그 사진이 한편의 코메디를 연상시킨 것이다. 게다가 가격은 보이차 생차 한 편이 수십만원이 넘고, 그 양반은 보이차는 만들어 바로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이차 상식과 많이 다른 말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


보이차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차 상인을 싫어하는데, 일례로 전국에 차 지점을 갖고 있는 모회사를 사례로 들면 이 사람들은 보이차를 보약처럼 홍보한다. 기운이 내려가고 오장이 어쩌고 저쩌고 보이차를 많이 마시면 한의사가 되는 것 같다. 보이차를 기껏해야 차일 뿐이다. 이건 보이차나 다른 차를 깔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차는 차일 뿐이고, 차는 물보다 몸에 좋을 수 없다.


차의 효능은 우리 몸이 충분한 수분을 머금고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다시 말해서 차를 마시는 것 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차의 효능은 그 다음 이야기다. 차가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것 처럼 이야기하고, 숙차를 마시면 카페인 효과가 적어서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말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카페인에 둔감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카페인에 반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말은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올린 의학적 지식을 뒤집어 엎는 말이다. 카페인이 얼마나 강력하고 쉽게 제거할 수 없는 물질인지는 디카페인 커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차는 차일 뿐이고, 차는 밥이 아니다.


나 : @sororisorori 글쎄요. 보이차가 지상최고의 차라… 미각에 지상최고의 맛이 어디있을까요? 저도 보이차를 즐겨마시지만, 보이차는 일단 정직하게 만드는 법 부터 배워야 합니다. 보이차의 팔할은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분 : 정상적인 보이차에 한정해서 드린말씀, 지상최고의 차람함ㅇ른 미각만을 평가 한것이 아니라 성분 건강효과 가격 취미성 등등을 종합한 저와 보이차애호가들의 주관적인 평가 입니다. 우리는 보이차의 소비자이지 생산자가 아닙니다. RT @kojiwon

나 : @puerbodhi 차는 차일 뿐입니다. 차는 보약이 아니라는 뜻 입니다. 차를 마시면서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건강효과를 차를 평가하는데 앞세우면 곤란하지요. 그리고 지상최고의 차라는 말 자체부터가 보이차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립니다.

그분 : “지상최고의차” 라는 보이차 애호가집단의 평가를 신뢰하실 이유가 없으실듯, 그집단만 그가치를 인정하면 됩니다. 건강효과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으나 , 보이차만큼 건강효과가 즉각적이고 뚜렷한차는 건강유효물질 함량등이 골고루 갖추어진 차는 흔치 않다는 팩트가 있습니다. RT @kojiwon

그분 : @kojiwon 보이차에 대한 충분하고 체계적인 지식과 올바로된 다양한 보이차를 경험하신다면 자신의 기호와 , 주장과 맞지 않는다고 보이차의 본질을 폄훼 하시지는 않을듯 합니다 . 잘못된 보이차가 많다고 하지만 원산지에서는 거꾸로 80%가 정상적이고 좋은 보이차이며, 유감스럽게도 보이차를 어설피 아는 일부 한국사람들이 국내에 유입시키고 마시는 보이차가 잘못된것이 훨씬더 많다는것이 보이차에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자기가 마신차가 ?은 보이차인줄 모르고 마시면서도 “나도 차좀 압네” 하는 사람들이 제발등을찍고 종래는 보이차 전체를불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보이차공부를한 많은수의 보이차 애호가들은 , 좋은보이차를 믿으며 마시고 건강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 : @puerbodhi 전 제가 보이차에 대한 부족하지 않은 정도의 지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 많은 차인들이 보이차를 좋아하면서 불신하는지 생각해보세요. 몰라서라고요? 보이차가 지상최고라는 말 자체부터가 코메디기 때문에 제가 딴지를 건 겁니다.

그분 : 보이차를 크게 애호하고 마시는 사람들을 단체로 매도 하시는군요, 보이차를 잘알고 계시는분 이라면 최소한 과학적분석을한 그성분 이라도 정확히 아시는분이라면 그러하시지 않을텐데… 정확한 지식으로 정상적인 보이차를 선택 하실 수 있는분은 보이차를 불신 하시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와 제주변 수천명의 다인들이… 그리고 제가 귀하와 코메디 같은 농담 주고 받지는 않았을텐데요? 보이차에대해 어떻게 공부를 하셨는지요? 보이차를 몇종이나 비교 분석하며 마셔 보셨는지요? 저는 20년 보이차마시며 2년야를 스승님만나 무릎꿇고 배웠고, 이제까지 수천종의 보이차를 마셔왔고 이를 비교분석한 자료를 수지 하고 있으며, 현재도 500여종의 보이차를 소장하고 수시로 그변화와 차이점을 공부 하고 있으나 아직은 보이차를 전부 알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 합니다만….. 제가 가르친 수백명의 수강생중 “당신은 중국가서 보이차를 사와도 좋은 실력을 갖추었다” 할분은 불과 10손가락 미만인데…

보이차 설전”에 대한 6개의 생각

  1. 보이차에 대해서는 그저.. 어렸을때 한번 마셔봤을 뿐인 저한테 있어서는 이름만이 보편적인 차인지라 효능이 좋다 나쁘다 라는 말도 못들어서 그런식으로 이 차가 제일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랬습니다. (차 종류가 몇백가지나 되는 찻집을 운영하시는 마스터에게 조차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어서..)
    마치.. 예전에 카페를 다니는 것이 꼭 커피를 마실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닌 다른 목적을 두고 다니는 것을 보는 것과 비슷하단 느낌이.
    그나저나 차를 구분한다는것 자체가 저한테는 신기하네요. (향이 확연하게 구분이 가면 구별가능하겠지만.. 보통은 뭔지도 모르고 마시게 되더라구요.)

    + 비공개쪽으로 리플을 다는 것은 습관인지라.. 공개를 하시든 안하시든 괜찮답니다.
    (다만, 생산적인 담론이 될지가 더 걱정이네요.)

  2. 보이차 뿐만이 아니라 차, 커피도 마찬가지겠죠.
    그저 취향이고 취미인데, 때로는 이것이 밥 보다 더 귀하고 가치있게 여겨질 때가 있죠.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는 차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은 본질을 넘어서면 안되다는 생각이기도 해요.
    취향이 밥보다 귀할 수는 없잖아요.
    사실 취향이라는 것 심미적 취향이다보니 그 끝이 참 멀기도 멉니다.

  3. ㅋㅋ 보이차 참 말이 많지요ㅎㅎ 맞습니다 차는 차일뿐입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너무 맘쓰지마십시요
    중요한건 사람 인본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문학적사고철학을 중시하는것입니다
    그것을 무너지게 하는건 그 어떤것이라도 가치없다 할것입니다 신이라도
    우리가 가치있는 삶을 바라보고 가다보면 언젠가 좋은 보이차도 다가오리라 감히 생각해봅니다

    자사호 이주내로 갈것입니다 제가 직접보진못했는데 지원님 맘에 들게 고쳐졌으면 좋겠군요

  4. 비싼 자사호가 아니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서운한 정도?
    전 이제 보이차도 자사호에 먹지 않아서 ^^
    사실 자사호에 보이차를 우려먹는 것이 오랜 전통인줄 알았습니다. 미각이 아닌 시각적 효과가 더 크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그냥 제가 마시고 싶은 다기에 우려먹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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