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은 실패했다. 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명박이 당선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으며, 그의 의도와는 달리 서민경제도 붕괴되었다. 그의 통치하에서도 노동자는 철탑위에 올라갔고, 농민들은 죽어나갔다. 주식은 나날히 고공행진을 벌이고 대기업은 돈을 쓸어 담고 쌓아둔다는데 이상하게 서민들만 죽어나가는 나라가 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서민들의 삶은 어제와 오늘이 달랐다. 어제를 기억하는 오늘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하루 하루가 나빠지는 것은 사실인데, 국가의 경제지표는 이 나라가 나날이 부자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강자독식의 파렴치함이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고 보통 사람들의 앵겔 지수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졌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성공한 대통령이라 부르기 어려운 나같은 사람도 있었고, 이명박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대통령으로 기억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기억을 거슬러 생각할 것도 없이 노무현이라는 이 이름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은 없었다. 누구는 방망이로 두드리는 북어처럼 그의 이름을 떠벌렸지만, 보통 사람에게 그의 이름은 그래도 내가 말하면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바꿔 생각하면 보통 사람인 그의 실패는 우리 나라의 구조적인 병폐가 어디에서 시작하는지를 보여준다. 보통 사람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가 보통 사람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나라가 된 까닭말이다.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기득권의 견고함은 바늘 하나 들어갈 틈이 없다. 언론으로 보통 사람의 눈과 귀를 후리고, 푼돈 몇푼으로 보통 사람 사이를 이간질 한다. 이런 구조적 모순은 꺼내들지 못하고 늘상 언발에 오줌만 누는 모양새가 우리의 현실이다. 노무현은 이런 구조적 모순에 본질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었지만, 우리 사회는 그의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미숙아였고, 우리들 역시 그를 뒤받침 하기에는 어리숙했다.
그가 떠나고 공포정치로 회귀하고 나라의 근본이 똥천지가 되고 나서야 ‘그래도 그 사람 좋았네’라는 소리만 하고 자빠졌다. 이런 똥천지속에서도 어떤 지역, 어떤 사람은 그래도 믿을건 이명박 일당이라고, 조금 실망한 자는 박근혜 일당이라고 자신있게 소리치고 있다. 위기는 다른 것이 아니라, 어려움속에서 대안이 없는 것이 위기인 것. 그래서 지금 이 나라가 위기다 라고 말해도 조금의 어색함이 없다.
나는 노무현의 진심을 믿는다. 그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실패했지만 그래도 그를 믿는다. 그것은 그가 실패를 거울 삼아 다시 일어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사라졌지만 그의 정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믿는다. 그것은 이땅이 살아 숨쉬는 한 변치 않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민주화라는 착각속에서 십여년을 살다보니, 공포정치가 뭔지를 모르고 살았다. 공포정치는 그저 아프리카의 저 먼나라 이야기인줄 로만 알고 살았다. 20대를 민주주의속에서 살다, 30대를 독재속에서 살다보니,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그립고, 그 이름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나는 그의 진심을 믿는다. 아니 나는 그의 진심을 진실이라고 부르고 싶다. 삶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나온 삶은 앞으로의 삶에 대한 나침반과 같다. 지나온 삶을 되짚어 그의 미래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이자, 지나온 삶에 대한 경외심이다.
무엇이 오늘은 이렇게 어둠천지로 만들었을까. 정치인 노무현에게 실망하고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날렸어도 이런 패배감과 비참한 감정은 들지 않았다.
노무현의 지난 삶을 말해주는 사진만 봐도 마음이 뭉클하다.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운 님과 같은 사람. 그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가 굳건한 토대에 올라설 수 있었을텐데.
용서와 화해는 가해자의 몫이 아니다. 이 나라가 미쳐 돌아가 가해자가 용서와 화해를 선포하는 꼴이 되었지만 말이다. 나는 용서와 화해라는 이 두 단어를 이제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테다. 용서는 용서를 받을자의 몫이다. 선한 자의 몫은 사악한 자의 몫으로 바꿔칠 수 없다. 그것이 하느님의 변하지 않는 질서이다.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용서하지 않으테다. 이 나라를 이토록 처절한 수렁으로 밀어넣은 자들은, 반성이라는 것에 대한 태생적인 본질적 무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합리화와 변명이 반성으로 둔갑하는 사람에게 용서는 없다.
노무현이 자신의 실패를 시인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갔을 때, 그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 하나가 덜어졌다. 좌절과 실패속에서 성장하고 다시 일어섰던 것이 인간 노무현의 모습. 누구나 실패 한다. 결국 실패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은 그 후의 문제인 것. 그가 이루지 못한 꿈은 남의 자의 몫이다. 생각하는 남의 자의 머리속에서는 그의 모습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의 이루지 못한 꿈을 잊지도 않을 것이다.
한 사람 노무현이 떠나고
한 사람 노무현이 남았다.
웃음은 사라지고,
눈물이 남았지만,
눈물속에서
그는 영원하고
그의 실패는 거울이 되어
조금은 나아졌다 말할 수 있는 세상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바람은 이슬이 되고 이슬은 구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
우리에게 다시금 비를 내려줄떄 까지 또 기다려야 하겠지….
그렇죠 형…
맞는 말이에요.
그나저나 전화는 언제 할거에요 ㅎㅎㅎ
형~ㅋ
올만이지.. 잘지내지? 운동 여전히 코앞으로 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