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알다시피 우리 교회 목사님이 갑자기 선교를 떠난다고 폭탄선언을 하신 뒤에 새 목사님이 오셨다. 새 목사님이 오시기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두 가정만 빼고 얼마 되지도 않는 교인들이 다 다른 교회로 옮겨버렸다.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신도수의 작은 교회에서 두 가정만 빼고 다 떠나버리니, 새로 오신 목사님 가정이 과장 좀 하면 전 교인의 반이 되어버리는 교회가 되어버렸다.
참 무책임한 목사와 신도들의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교회가 이렇게 어려워지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무엇인가 하는 기준이었다.
예전부터 난 강남희 집사님이 우리 교회의 기둥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어려움이 닥쳐 쭉정이는 사라지고 알곡만 남게되어보니, 그 생각이 더욱 옳았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말도 없으시고, 조용히 교회일에 전념하시는 강남희 집사님을 보면서 내가 앞으로 되어야 하고 본 받아야 하는 신앙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 앞에서 열심히 떠들고 부흥을 기도하고 찬양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을 때나 슬플 때나 한결 같은 신실함이다.
강남희 집사님의 요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되어야 하고 본 받아야 하는 신앙인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알게되었다. 주목받고, 남들이 바라는 직책과 위치는 모두가 원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상가 3층에 세들어 사는 밖에서 보이지도 않는 작은 교회고, 교인수는 한손으로도 다 셀 수 있을만큼 적지만,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주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오신 목사님, 죄송한 말씀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영 아니다. 그렇다고 교회 옮기는 것이 옳은 것일까? 제비따라 강남간다고 남들이 다 유행처럼 옮겨가다보니 나도 옮길까 하는 유혹도, 넌 안 옮길거니라는 권유도 받는다.
그런데 이 교회는 목사님 보러 다니는 교회도 아니고, 남들따라 다니는 교회도 아니고, 내가 전주에서 살면서부터 다닌 교회다. 방한칸 예배 드릴 곳이 없어서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유치원을 빌려서 예배드리면서도 떠나지 않은 교회다. 그렇다고 내가 이 교회에 애착이 남다른 것도 아니다. 단지 이 교회는 내가 다닌 곳이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을 뿐이다. 내가 다니는 교회가 성경책이라도 펼칠 공간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우리 교회다.
교회 안 옮길거냐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왜 옮겨, 내 집 놔두고 왜 내가 남의 집에 가’ 나는 내가 전 목사님을 사랑해서 우리 교회를 다닌 줄 알았다. 물론 처음 다니게 된 까닭은 그것이 전적인 이유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 신앙이라는 것이 조금씩은 자라다보니, 무엇이 우리 교회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가 처음 이 교회를 출석한 것도 나의 선택이었고, 하나님의 부름이었다. 이 교회를 떠나는 것도 역시 나의 선택이 있어야 하고 하나님의 부름이 있어야 한다. 내 선택만 가지고는 않되고, 하나님의 부름만으로도 안되는 것이다.
내 마음은 많은 청년들과 교제하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회를 향하고 있다. 그런데, 내 마음 가는 곳으로 흘러가는 나이는 이제 지났다. 내 마음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것이 내 마음과 반대되는 곳에 서있어도 그것을 따라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교회 옮기는 것을 쉽게 생각한다. 그래서 수평이동이 판을 치고 부흥하는 교회라고 가보면 죄다 이 교회 저 교회에서 옮겨온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중세 사람들이 교회에 편입된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세계에 대한 입문과도 같았다. 그래서 파문은 상상할 수도 없는 큰 벌이었고, 교회라는 권력에 국왕마저 벌벌 떨었던 것이다. 중세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요즘의 세태가 아쉬울 뿐이다.
누가 알곡이고 누가 쭉정이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글을 올리시는 님께선 알곡이라고 자부하십니까? 알곡과 쭉정이의 구분은 하나님의 몫입니다.
그 교회 성도들의 구체적인 고통과 상처가 무엇이였을까는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그렇겠죠. 방관자는 원래 그냥 겉에서 지켜보기만 하기때문에 생각해보지 않죠. 그리고 깊이 개입하지 않은채 열심히 비판만 늘어놓느라 바쁘구요.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전에 님의 신앙생활이나 둘러보세요. 한국교회의 문제점들이 무엇이고, 목사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흑색 논리나 펴지 마시구요.
생각없이 신앙생활 하지 마세요.
님 같이 생각없이 신앙생활 하는 사람들 보면 화가 납니다.
그래서 개신교가 이 모양 이 꼬라지가 된거고요.
생각하세요.
그리고 또 생각하세요.
어쨌든 늦달님은…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를 하느님 뜻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겠죠.. 제가 볼 땐, 그래요.
^^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이 우리네 사람의 마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