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당한 너구리가 아스팔트 위에 널부러져 있는데,
그냥 지나쳐왔다가 마음에 걸려서 되돌아 가 한참을 쳐다보다
도로를 건너, 너구리를 들어 옆 숲 구덩이이로 힘껏 던졌다.
묻어주고 싶었는데 삽도 없고 잠시 마실 나온 옷 차림이라 적당한 곳에 그곳밖에 없었다.
생명의 온기가 사라진 사체를 만지는 느낌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나는 아직도 교통사고로 죽은 우리 메주를 처음 만졌을 때의
그 서늘한 기운을 잊지 못한다.
생명이 사라진 생명은 얼마나 처절하게 서글프고, 무서운가…
죽음은 그런 것이다. 살아있을 때의 모든 것을 다 반대로 바꿔놓는다.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이 귀한 것이고 생명이 귀한 것.
세상 그 어떤 금은보화도 죽은 생명을 되살릴 수 없다.
운전을 해야 한다면 늘 조심했으면 좋겠다.
이제 조금 살아나려고 하는 온 국토의 생명들이 무참히 도로에서 죽어가고 있다.
내가 죽은 너구리를 만졌을 때의 끔찍함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도로에서 소리없이 죽어가는 그 많은 생명들의 소중함이 그저 한 미물이 죽은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캐나다는 여름철만 되면 특히 관광지로 통하는 도로는 차에 치여 죽은 동물로 가득합니다. ‘가득하다’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많습니다. 너구리는 물론이고, 사슴, 무스, 스컹크, 토끼, 까마귀, 고양이, 들개… 늦달님의 말씀대로, 사람들이 생명의 존귀함을 좀더 깊이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는 자연환경이 우리나라에 비해서 훨씬 보존이 잘 되어 있어 그럴 것 같았습니다.
야생동물이 많으면 많으수록, 그 피해가 참 크죠.
로드킬에 대한 뭔가 실효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저 동물 목숨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관심 밖인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