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 미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실제 제 지인 중에 저더라 미친 것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두 눈 뜨고 대한민국이 통째로 하나님께 진상되는 꼴을 못 보겠습니다. 그래서 미치기로 했습니다.
전 지금도 노무현을 차악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에 어찌 되었든 비스름하게 맞출 수는 있겠다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이회창 후보를 이회충으로 부르며 최악의 선택으로 치부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회창 후보만 비켜서면 그래도 모든 것이 나을 것 같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돌부리 비켜서니, 거대한 시궁창이 앞에 버티고 있는 형국입니다. 비로소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회창 후보에게도 감사해야 하는 날도 온다는 것을……
처음에는 이명박 후보의 어마어마한 지지율이 모두 노무현의 탓인 것만 같아서, 그를 찍은 제 넋 나간 정신과 손가락을 원망했습니다. 노무현에 대한 실망이 쌓이고 쌓여서 이제는 바닥도 없을 것 같았는데, 변함없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서 노무현을 증오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노무현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나라는 어찌되었든 입에 밥 한 숟갈 더 퍼주면 그만인 나라였던 것이었습니다.
이회창이라도 찍겠다라는 고백에 미쳤다고 말하는 지인의 말대로 한 번 미쳤고, 미치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또 한 번 미쳤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문국현이 만든 당의 발기인이고 당원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지하는 문후보는 지지율이 답보 상태입니다. 오죽 답답한지 정동영 같은 사람하고 단일화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얼마 전에는 딸내미 주식으로 입방아에 오르더군요. 추악한 연기가 하늘을 가리는데, 난 불 뗀 적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과는 달리 딸래미 결혼자금으로 꾸불쳐 둔 돈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쓴웃음이라도 지어주더군요.
그런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죠? 아무짝에 쓸모가 없습니다. 이왕 표를 던질 것이면 당선될 사람을 찍어야 하고, 그것도 아니면 낙선해야 될 사람을 낙선이라도 시켜야 합니다.
저는 남들이 뭐라고 해도,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후보의 유일한 대항마라면 그에게 투표할 생각입니다. 이명박 후보를 바라보면서 저는 이회창 후보가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 사람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실제 요즘은 이회창 후보가 달라 보입니다. ㅡ.ㅡ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다 똑같다는 말입니다. 투표나 제대로 하면서 이런 이야기 하는줄 모르겠지만, 다 똑같기는 뭐가 똑같습니까! 다 똑같으면 뭐하러 민주주의하고 투표합니까. 그냥 쭉 전두환 눌러 앉히지. 다 똑같지 않습니다. 법원이 판결을 내려도 죄질에 따라 판결의 수위를 결정합니다. 다 똑같다는 말, 민주주의를 죽이는 말이고, 그래도 이만큼 쌓아올린 대한민국에 대한 모욕입니다.
어찌 되었든, 앞으로 5년은 미쳐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잠이 다 달아나는군요…
저도 이국땅에서 하루하루 올라오는 소식들 접하면서 가슴께가 체하는 것같은 답답함을 느낍니다. 결국엔 땅박이가 될거란 생각에….-_-
아…
직접 안보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병 걸릴 판국입니다 ㅡ.ㅡ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남기신 댓글 보고 예전에도 한번 이곳에 왔다가 가면서 좋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 또 댓글을 보고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 갑니다. 여러 글을 읽다가 이 글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디선가 분명 읽어본 글이었거든요…어디서 봤을까…하고 생각해보니…. goclassic 게시판에서 읽었던 글이더군요. 다시 고클에 가서 보니 그곳도 고지원님이 올리신 글….. 오 세상이 좁네요^^;; 암튼 묘한 우연(?)에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잘 꾸며놓으신 블로그 종종 다녀가겠습니다^^
^^
고클 회원이셨군요.
성함을 알려주시면 저도 좋을 것 같은데… 헤헤…
제 블로그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도메인이 잊어버릴 수 없는 블로그라서 종종 찾아갔었습니다.
앞으로 자주 뵈어요.
늦달 님, “이 나라는 어찌 되었든 입에 밥 한 숟갈 더 퍼주면 그만인 나라였던 것이었습니다”는 문장에 공감합니다. 그 밥 한 숟갈이, 정말 굶주린 이의 절실한 요청도 아니고, 그 요청에 대한 답도 아니며, 또 얻어먹을 수 있다 하더라도 자존심을 팔아야 얻을 수 있는 그런 밥이겠습니다. 뿌리라고 할 만한 게 없는 뜨내기들의 야바위 심성이 그만 모두를 암암리에 뒤덮어버린 듯해 안타까운 요즘입니다.
우리 수준이 이러한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결국은 우리가 다 같이 짊어지고 가야할 짐인 것 같습니다.
밥 한 숟갈 못먹어도 바른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간절하지만,
아직은 밥 한 숟갈이 양심보다 귀한 나라인가 봅니다.
하지만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