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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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첫사랑이 생각난다. 스물 한살의 오월은 참 행복했었고, 외로움의 끝에서 만난 그녀는 나의 삶을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눠놓았다. 그렇게 사랑해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그토록 애를 써도 그것은 운명의 수레바퀴와 같아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 외로움에 곁을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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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도 어렵지만,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 살아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 온갖 불합리를 갖다 붙여도 조직은 합리화 된다.


자유로웠던 나의 지난 날을 생각한다. 참 자유로웠다. 자유가 넘쳐 태만으로 흐르기도 했지만, 자유롭지 않으면 꿈 꿀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만지고 느끼고 보았다. 진정 행복한 시기였고, 내 삶의 뿌리가 되었던 시기. 스펙 취업 때문에 20대 애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면 이 나라의 미래가 얼마나 암울 한지 온갖 통계 수치를 갖다 붙이지 않아도 알게 된다. 20대에는 꿈을 꾸고 꿈을 좇아 살아야 하는 시기다. 직장은 30대에 잡아도 늦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걸 용납하지 않는다. 젊은이가 꿈꾸지 못하는 사회에 어떤 희망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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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려고 하는데, 요즘 날씨가 꽤나 춥다. 예전에는 한겨울 빙판길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것을 어떻게 다 견디었는지 모르겠다. 불과 4년전인 것 같은데… 한겨울에 페달을 힘껏 밟고 강의실에 도착하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찬공기를 마신 페가 느끼는 고통. 이제는 고통없는 일상이지만, 더 건강해진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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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피아노를 사고 싶다. 피아노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인데, 좁은 공간에서는 그랜드피아노가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으니 망설여진다. 업라이트도 좋지만, 그랜드 피아노의 그 풍성한 울림을 느껴보고 싶은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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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늘 생각나는 뮤지컬 겨울 나그네. 김형석 작곡의 이 뮤지컬 시작곡은 봄이면 봄마다 찾아온다. 꿈은 아닐까 ~ 그댈 기다리는….. 으로 시작하는 첫 구절. 어김없이 봄과 함꼐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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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살림과 안방 옷가지를 정리해야 하는데 아직도 못하고 있다. 손댈 것이 많아서 매일 조금씩 하는데 엄두가 안난다. 주말 내내 붙잡고 해야 하는데, 주말이면 그 황금같은 시간, 아까워서 딴 짓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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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블로그에 글을 자주 쓰게 된다. 음악도 자주 듣게 되고. 이제 나도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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