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 사이를 뭐라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일반적인 우정이라고 이야기 하기 힘들다. 나이차이는 열살이 넘는다. 열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한 존경과 신뢰. 생면부지 남남 사이에 이런 우정이 가능한 것을 목격한다.
이오덕은 이 뛰어난 동화작가가 세상에서 묻혀질까봐, 갖고 있는 그 몹쓸 병으로 일찍 죽을까봐 늘 노심초사였다. 권정생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그의 병세에 대한 걱정과 조언이 빠지는 날이 없다. 엄마가 아이를 염려하는 마음이다. 오죽하면 이오덕 당신 집 옆에 거처를 마련하고 권정생 선생을 모셔올 생각까지 하였을까.
한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는 이오덕의 비범함에 놀라고 그 비범함을 넘어서는 인간애에 더 놀란다. 우정 그 이상의 존경과 애정이 가득한 그들의 관계. 그들이 주고 받은 편지 사이에 놓여진 시대상과 개개인의 관계를 읽다 깨닫게 되는 것이 많다.
서로가 서로의 삶속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면 그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권정생과 이오덕 그들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것은 세월이 흘러가면 더욱 견고해지는 사실.
자기 전 머리맡에서 이들의 편지를 읽으며 내 마음이 큰 위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