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30분 동안 이 영화를 보았을 때 세상에 이렇게 단조롭고 지루한 영화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는 이렇게 사람 마음을 울리는 영화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대사도 별로 없고, 내용도 일상의 내용일 뿐이고, 그저 간간히 자막으로 나래이션만 흘러나올 뿐인 영화인데, 보고나서는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는 영화이다.
영화를 채우는 것은 음악 뿐인 것 같은데, 음악이 다가 아니다.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 하나 하나에 그 의미가 살아있다.
이렇게 빈공간을 활용한 영화가 또 있었나 싶었다.
꽉 짜여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팡팡 터지는 영화가 판치는 세상에 단비와 같은 영화이다.
이런 영화를 진작에 알아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늦게라도 이 영화의 진면목을 알게되어서 다행이다.
영화를 말해주던 타자기 소리가 다시 듣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