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에 관한 글



동호회에서 중국의 티베트 지배를 옹호하거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시는 분과 말싸움이 붙었는데, 싸움이라고 하니까 좀 이상하지만 토론보다는 말싸움이 더 쉽게 다가오지 않는가. ^^

몇 번씩 주고 받았지만, 그중에서 첫 번째로 내가 던진 글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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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를 이해하려며 그곳의 역사는 물론이지만 그들의 정신문화와 삶을 이해해야 합니다.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관심 많은 사람에 불과합니다만 티베트 문화와 정신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사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먼저 티베트가 험난한 고산 지대이며 척박한 토양과 살기 어려운 기후 지역이라는 것을 먼저 주지해야 합니다. 바로 이점이 티베트 정신과 문화를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 험난한 산세만큼 티베트 사람의 정체성은 대단히 강인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반세기가 넘는 통치에도 그네들의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는 것입니다.


그동안 티베트 사람은 제정일치사회의 모순과 중국의 긴 통치속에서도 문화와 정신을 잘 가꾸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면서 풍부한 자본을 티베트에 쏟아붙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속도로 티베트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죠. 칭짱철도로 대변되는 그 자본주의 물견이 티베트의 지속가능한 생존구조를 무너뜨리기 시작합니다. 척박한 대지에서 순환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왔던 그네들의 삶이 이제는 중국의 원조과 지원 없이는 살 수 없는 구조로 점점 변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수천미터 고산지대에서 보리를 재배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그네들의 지혜는 이제 몰려오는 근대문물만도 못한 과거의 구습의 불과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자본주의화가 진행될 수록 티베트 사람이라는 정체성은 점점 약해지고, 불교 문화에 대한 중국의 교묘한 억압도 계속되어갑니다. 게다가 티베트에 진출한 한족들은 그곳의 경제적 강자의 위치에 서게 되고 점점 티베트의 구조도 자본주의 구조로 변해갑니다.


물질을 앞세운 이 교묘한 티베트 말살 정책으로 인해 티베트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저항이 일어난 것이고, 당연히 승려가 앞장을 섰지만 이번 중국의 만행으로 많은 승려가 학살당하고 이에 격분한 티베트 민중이 들고 일어선 것 입니다. 티베트에서 승려가 갖는 의미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라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달라이라마가 어떤 존재인지도 말입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목숨을 걸고 많은 티베트 사람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옵니다. 말 그대로 목숨 걸고 넘어오는 것이지요. 넘어와 봤자 티베트에서 사는 것만 못한 생활이 분명한데, 목숨을 겁니다. 게다가 중국 국경수비대가 이들을 발견 즉시 사살하기 때문에 이들의 총에 맞아 죽는 티베트 사람도 많습니다. 왜 이들이 목숨을 걸고 혹한의 히말라야를 넘어올까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티베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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