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giscampus.co.kr/popup/03_essay/view.asp?id=295
제목 : 최성의 디지털회초리-35: 창조적 한글 문화정보를 세계에 보급하자!
부제 :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판단하라!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최 성 교수
필자는 지난 2월초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후원으로 학생들과 함께 인터넷 봉사단(Internet Volunteer)으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와 치트완 지역에서 IT평화봉사 활동을 하였다. 네팔 정보통신부의 업무용 PC 13대중 교육용으로 활용 할 수 있는 PC가 3대밖에 없어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지급한 노트북과 우리가 가지고 간 중고 PC 7대로 정보통신부 직원 15명을 2주간의 OA교육을 하였다. 교육 마지막 날 정보통신부 차관이 참석한 성대한 수료식후 네팔 치트완 지역으로 PC 4대를 옮겨서 치트완 Piple-7 Gadueli 고등학교에서 컴퓨터 교육과 고어한글(누리글) 교육을 하였다. 치트완 지역에서 전화 모뎀을 통하여 인터넷교육과 OA교육을 하였는데, 선진 IT교육을 배우고자하는 30여명의 눈빛이 너무 아름다웠다.
네팔의 문자가 어려워 문맹률은 60%에 이르나, 특히 치트완 지역은 평야와 산악지역이 섞여 있어서인지 문맹률이 90%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치트완 지역에서 누리글(고어 ?글)을 보급하기로 하고 2003년부터 지역 유지 분들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획실) 연구원인 송용일 박사팀과 누리글을 보급하기로 약조를 하였던 지역이다.
전 세계 6,500여 종의 언어가 있으나, 문자가 없는 언어는 3,0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사용하기 쉬운 문자를 가진 한글이 문자의 보급대상이 되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더불어 사투리와 파생어가 많아 말이 어려운 우리 민족에게 세종대왕께서 최대의 선물을 주신 것이 한글이다. 세계에서 가장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문자를 만든 것이다. 한글이 소리를 표현하는 우수한 문자라는 것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한글이 문화와 더불어 수출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식정보화 사회로 성숙해 갈수록 우수성이 진가를 발휘된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요즘 우리처럼 자신들의 언어로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채팅을 하고 메일을 보낼 수 있는 특권을 가진 나라는 손꼽을 정도다. 즉 사람이 내는 소리를 자음과 모음을 결합해 표기할 수 있는 표음문자를 가진 국가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이에 반해 새로운 뜻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야 하는 표의문자는 정보화의 혜택을 누리기에는 상당 부분 장애를 받을 수밖에 없으며, 한자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 청소년들은 그들의 언어로는 우리와 같이 자유롭게 컴퓨터를 활용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표의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중국이나 중국의 영향권에 있는 일부 동남아국가에서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언어 대신 표음문자를 차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들의 선택은 대부분 제1의 국제 언어인 영어다. 그래서 영어 대신 한글을 채택토록 하는 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은 것일까?. 일전에 중국의 학자가 정보화에 한글을 이용토록 해보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여기서 파생되는 경제적 가치는 파급 효과가 대단히 클 것이다.
중국은 우리와 같은 문화권이다. 더욱이 최근 온라인 게임, 가수, TV연속극, IT상품 등 한류열풍을 타고 수많은 중국 청소년들이 한글배우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 그들에게 단순히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하여, 또한 한국 노래나 부르고 한국의 방송을 보기 보다는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한 매체로 한글을 이용토록 한다면 설득력도 있을 것이다.
금년 갑신년 새해벽두 고구려를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해 우리의 감정을 들끓게 하고 있는 중국에게 컴퓨터문자를 한글로 사용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데 마침, 최근 네팔의 치트완 지역과 동티모르가 문자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티모르는 ‘떼뚬’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표기수단이 없어 이를 한글로 표기토록 하였다. 앞으로 네팔 치트완 지역, 중국의 만주 할르빈 북부에 다우르족, 필리핀의 따깔루어, 동티모르지역의 떼뚬을 대신 할 수 있는 문자는 한글 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지역부터 출발하여 누리글을 보급한다면 우리의 문화정보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세계 언어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학술회의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학자들은 참가하지 않았는데, 그 회의에서 한국어를 세계 공통어로 쓰면 좋겠다는 토론이 있었다고 한다(KBS1, 96.10.9).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글의 우수성을 정작 우리 자신이 잘 모르고 있다. 이미 ‘86년도에 영국의 리스대학의 음성언어학과 제푸리 샘슨(Geoffrey Sampson)교수는 한글이 발음기관을 상형하여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도 독특하지만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하여 음성학적으로 동일계열의 글자를 파생해내는 방법(ㄱ-ㅋ-ㄲ)은 대단히 체계적이고 훌륭하다고 극찬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글을 표음문자이지만 새로운 차원의 자질문자(feature system)로 분류하였다. 샘슨 교수의 이러한 분류방법은 세계 최초의 일이며 한글이 세계 유일의 자질문자로서 가장 우수한 문자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997년 10월1일 유네스코에서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언어 연구 학으로는 세계 최고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언어학 대학에서 세계 모든 문자를 순위를 매겨(합리성, 과학성, 독창성…등의 기준으로) 진열해놓았는데 그 1위는 자랑스럽게도 한글이다. 여기서 자질문자(feature system)란 무엇인가? 하나의 소리를 다른 소리와 구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성질을 ‘자질’이라고 한다. 예를 들자면 ‘ㄲ’과 ‘ㄱ’이 다른 것은 켕김(탁함)이 있고 없다는 차이에서, ‘ㅋ’과 ‘ㄱ’이 다른 것은 유기음(거셈)의 성질이 기인하는데 이 ‘켕김’과 ‘유기음’과 같이 구별할 수 있게 하는 성질을 ‘자질(변별자질)’이라고 한다. 자질문자라고 함은 글자에 이런 각각의 자질의 특성이 드러나는 문자라는 의미이다.
한글에서 ㄱ-ㅋ-ㄲ, ㄷ-ㅌ-ㄸ, ㅈ-ㅊ-ㅉ, ㅂ-ㅍ-ㅃ, ㅅ- ㅆ의 각각을 살펴보면 각 음운의 자질이 드러난다. 하나의 기본글자를 두고 겹쳐 쓰면 된소리(켕김), 하나의 획을 더하면 거센소리 (유기음-거셈)이처럼 하나의 자질이 더해짐을 눈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기본글자와 비슷한 모양을 지닌 것으로 보아 어떤 소리에서 어떤 자질이 더해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한글이 과학적인 자질문자인 것이다. 이를 표음문자인 영어와 비교해보아도 그 과학성을 알 수 있다. 우리말의 ㄷ, ㅌ에 해당하는 d, t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어 보이지 않는가? 자질의 추가가 이루어져 다른 소리로 날것이라는 점을 한글은 알 수 있지만 영어에서는 불가능하다.
필자도 작년에 네팔인인 Mr. Panta씨를 처음 만났는데 한글이 너무 쉬워 본인은 하루 만에 글을 깨쳤다고 한다. 어떻게 배웠는지를 되물었더니 “한글은 +, -, O 밖에 없어서 하루 만에 원리를 깨쳤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2월 19일 “게임수출지원협의회” 출범식에서 정보통신부 진 대제 장관께서도 중국 및 일본 등 동남아에서 젊은이들이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하여 한글을 배우는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자랑하셨다. 이렇듯 온라인게임에 따라서 한글을 전 세계에 보급한다면 우리가 세계 최고의 문화민족이 될 수 있다. 한글과 문화정보를 보급하는 IT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콘텐츠인 온라인 게임에 한글 정보문화를 실어 해외에 수출하자!
그러므로, 앞으로 젊은 IT인들의 할일은, 선조들이 물려준 위대한 한글을 이용해서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창조적인 한글문화를 세계에 보급하도록 하자! 그리고, 미래에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세계사에 기여 되는 것인가를 판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