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시절

페북 프로필란에 강아지들과 함께 사진 찍은 곳. 그곳에 살 때 참 추웠다. 집에 하도 엉망이어서 겨울에 난방을 할 수가 없었다. 난방을 해도 외풍이 심하고 단열이 없는 집이다 보니 돈만 물먹는 하마처럼 쭉쭉 먹었다. 게다가 기름 난방. 21살 집을 나와 살면서 한번도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곳에서 산 적이 없는 것 같다. 죄다 기름 기름 기름… 또 저때는 유가가 200달러를 돌파할거라는 골드만삭스의 무식한 전망이 나돌던 때. 전기장판이 없었다면 겨울을 나지 못했을 것.

아침에 세수하러 가면 세수 대아에 물이 얼어있었다. 물을 끓여 세수하고 머리를 감던 그런 시절. 아내가 여친이던 시절 집에 놀러와도 파카를 벗지 않았다. 겨울이 가난한 사람에게 얼마나 혹독한 계절인지 몸소 체감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시절.

그래도 참 그 때는 행복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풍요로워도 그때처럼 행복하지는 않은 듯. 스무살부터 입사전 서른 다섯까지 자유롭게 살았다. 지독하게 방황해서 절망의 경계에서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힘든 시절은 보상을 해줬다. 그후부터 늘 행복했다. 돈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둘 다를 가질 수 없는 것이 현실. 돈이 없었지만 자유가 있었고, 지금은 돈이 있지만 자유가 없다.

분명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들. 저때 형국님도 알게 되었다. 조건없는 선의가 뭔지 알려주신 분. 과거는 지나서 행복하다고 하지만, 과거가 현재이던 그 때도 행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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