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시인의 사랑’ , 분덜리히

Robert Schumann – Dichterliebe , op.48
Fritz Wunderlich

슈만 : 연가곡 ‘시인의 사랑’, op.48 <1966년 녹음, DG 449 747-2>
프란츠 분덜리히

슈만의 이 유명한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분덜리히가 노래한 이 음반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발매된지 30여년이 훨씬 넘도록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끓임없이 회자되는 음반이다. 분덜리히의 음반말고도 디스카우나 슈라이어 그리고 최근의 보스트리지등 수많은 음반들이 존재하지만 언제나 최고의 선택은 분덜리히가 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요절한 젊은 성악가에 대한 막연한 회상이 아니라 슈만의 이 곡을 그처럼 아름답고 싱그럽게 노래한 이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이 음반을 들을 때마다 어이없이 요절한 그의 존재가 아쉬워지는 것은 비단 글쓴이만의 마음일까 ?

첫 곡인 ‘아름다운 오월에’부터 분덜리히의 봄을 닮은 목소리는 향기로운 독일의 봄을 노래한다. 누구도 분덜리히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오월에’를 듣고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노래 가사처럼 설레이는 마음으로 사랑이라도 고백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봄이 되면 습관적으로 분덜리히가 부른 시인의 사랑에 손이간다. 이제 5월도 다 저물고, 여름인 6월이 다가오지만 분덜리히의 시인의 사랑을 들을 때만큼은 나는 5월로 돌아간다.

널리 알려진 것 처럼 슈만은 1840년 일명 ‘가곡의 해’라고 불리는 해에 단숨에 300여곡의 가곡을 작곡한다. 시인의 사랑도 이 해에 작곡된 곡중의 하나이다. (이 해에 쓰여진 곡으로는 ‘여인의 사랑과 일생’ , ‘미르테의 꽃’, ‘리더크라이스’등이 있다) 이 시기의 슈만의 클라라에 대한 불타는 사랑이 분덜리히의 젊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만나 이렇게 아름답게 환생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명곡에는 거기에 걸맞는 명반이 존재하지만 분덜리히만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음반은 얼마되지 않을 것 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명반중의 하나이다.

곡 설명 : 1840년 여름, 슈만이 클라라와 결혼하기 직전에 작곡한 이 작품은 독일 낭만파 시인인 하이네의 시집 66편중에서 16곡을 골라 곡을 붙인 것이다.

삼촌의 딸과의 사랑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 었던 하이네는 그의 심경을 그대로 이 시들에 담았고, 슈만도 어려웠던 클라라와의 5년간에 걸친 사랑의 체험을 통해 이 작품에 심혈을 기울여서 걸작으로 탄생시켰다. 이 가곡집의 16곡 중에서 6번째 곡까지는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 곡들이고, 일곱 번째 곡부터 열 네 번째 곡까지는 실연의 번민을, 나머지는 지나간 청춘의 향수를 그린 것이다.

곡의 구성이 무 척 자유로우며 변화가 풍부한 이 곡들은 형식의 아름다움에 치중하기보다는 시의 내용에 따라 달 라지는 음악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다. 피아노 반주에 있어서도 종래의 반주와는 달리 독자적 으로 만들어서 때로는 피아노 곡에 노래가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음역이 그리 넓지 않고, 감정의 움직임도 도를 넘지 않는 이 가곡집의 곡들은 조용한 정열과 억 제된 슬픔이 슈만다운 특성을 나타내는 작품들이다.

                                                                                                2002.6.7 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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