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Pollini

폴리니의 부고를 듣고 내가 입문하고 즐기고 사랑했던 거장들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구나 서글픈 생각이 밀려온다.

스승 미켈란젤리처럼 내가 단편적으로 아는 보통의 이탈리아 기질과는 거리가 먼 사람. 스승과 닮은 점이 있다면 정확하고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해석을 추구했고, 둘 다 초인적인 기교를 넘어 범인은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음악세계를 만들었다.

기교가 뛰어나다고 알려졌지만 기교보다는 초월적인 영역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전성기 시절의 연주를 듣다보면 이 말이 정확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그의 레코딩을 들으면 천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을 깨닫는다. 누가 가르치고 닦아서 만들어내는 영역의 음악이 아닌 것. 미켈란젤리가 찾아온 그에게 피아노 그만 치고 맛난 것 먹고 산책하며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 한 것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맞는 말.

폴리니는 여러 면에서 많은 미켈란젤리의 제자 중에서 가장 미켈란젤리를 닮았다. 젊은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일관된 해석과 음악관. 점점 쇠퇴해가는 육체의 한계에 대한 저항과 순응.

이제 스승와 함께 한계 그 너머의 세계

그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것이다.

많은 음악가들의 부고중에서

이렇게 우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사랑했던 한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생각 때문.

그는 그만큼 나에게 한 시대의 각인과도 같은 인물.

천국에서 스승과 함께 편히 쉬세요.

그동안 받은 많은 위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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