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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참 오묘한 것이 로스팅 할 때만 온도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커피를 내릴 때만 온도가 중요한 것이 아님. 마실 때도 온도가 중요함. 뜨거울 떄 미지근 할 때 식었을 때 각각 그 맛이 다른다. 각각 그 상태에 따라 마시기 좋은 원두도 다르다. 게이샤 같은 경우는 식었을 때도 맛이 좋다. 그 나름이 맛이 있는 것. 이런 원두를 만나면 기분이 참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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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가 보내준 과테말라 리오 아리바. 아프리카 커피를 선호하는 나는 중남미 커피에서 거의 대부분의 경우 만족을 느껴본 적이 없다. 유일한 예외가 게이샤 그리고 과테말라 라 조야. 그런데 지금은 과테말라 라 조야를 구할 수가 없다. 커피를 잘 모르던 시절에도 라 조야가 주던 그 균형감과 바디감을 잊을 수가 없는데, 애석하게도 지금은 어디서도 판매를 안한다. 아무튼 그 후 접한 리오 아리바는 오랜만에 만나는 단비처럼 입맛에 잘 맞는다. 나는 좀 원초적인 맛을 추구하는 것 같다. 균형적인 맛보다는 이렇게 색깔 분명한 원두가 입에 잘 맞는다. 리오 아리바는 온도에 따라 맛이 많이 차이가 난다. 막 내려서 식기전까지가 좋은 맛이고, 식은 후에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식기 전에 마시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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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로스팅한 캐냐 첼마. 좋게 말하면 균형감, 나쁘게 말하면 자기 색깔이 없다. 과일맛이 강하게 우러났으면 하는 아쉬움. 나에게는 그렇게 와 닿지 않는 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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