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17)

하나.


이제 서서히 겨울도 지나가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도 이제 기지개를 펴는 것 같다.
겨우내 블로그에 글 하나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몸과 마음이 우울하고, 움츠린 나무처럼 겨울잠에 빠지고 싶었나 보다. 
이제 입춘, 봄의 길목이 지났다.
항상 그렇지만, 겨울이 깊어지면 봄이 가까이 온다.
깊은 새벽이 아침을 부르듯이 말이다. 

둘.
보이차를 좀 샀는데, 보이차 파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이나 젠장…
무슨 놈의 사기꾼들이 그렇게 많은지…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그동안 그동안 속아서 보이차 산 적은 없지만,
주변을 보니 이건 웬걸… 보이차 업계에 비하면 한국 차업계는 청정지역이라 할 수 있다.
말 많은 한국 차 산업, 아무리 개판이라도 중국차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만드는 사람이 개판이라 그런지,
보이차 파는 사람도 열에 아홉은 개판인 것 같다. 

셋.
전라도 사람에 대한 논쟁을 듀나에서 봤는데,
도대체 전라도 사람이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길래, 전라도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리 욕을 해대는지… 쯧.
홍어라는 말이 전라도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라는 것도 어제 알았다. 
사실 북도 사람은 홍어 잘 먹지도 않는데 쩝.

넷.
나는 채식만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고기도 먹어야 한다. 그렇게 살도록 진화해왔으니까.
다만 요즘 가축을 사육하는 방식을 보면 살이 떨린다. 
도축하는 방식도 마찬가지고…
폭력이 만연한 시대에는 먹는 것까지 폭력으로 지배하는 것 같다. 

다섯.
집에 있는 시간이 하도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 음식하는 것, 차 마시는 것, 책 읽는 것
이 세가지로 정리된다.
다만 여기저기 틀어대는 전기장판 덕분에 음악은 듣지 못하고 있다.

짧은 생각 (16)

하나.
안떨어지는 감기때문에 운동을 2주를 쉬었더니 운동하기가 힘들었다. 하루 쉬고 오늘은 100% 이상 컨디션을 끌어 올려 운동을 하였다. 벤치프레스도 몸무게 이상을 들어올리고. 기침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만들어놓은 생강차를 먹는데 이거 생각처럼 먹기 쉽지 않네.

둘.
동생이 예전 호주 여행에서 사다준 양털 이불을 덮고 자는데, 두껍지도 않은데 무척 따뜻하다. 어머니는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는데 나는 참을만하다. 자주 덮고 자다보니 냄새로 많이 사라졌다. 오리털 이불은 아주 고가가 아니면 별로 좋지 않다. 물세탁은 가능하지만 세탁을 하면 한쪽으로 털리 몰리고 보온성이 많이 떨어진다. 그리고 가벼워서서 그런지 덮고 잘 때 위에서 눌러주는 느낌이 그다지… 목화이불은 다 좋은데 무겁다. ^^ 물론 무거워서 눌러주는 느낌은 좋은데 이불 털 때 힘들다. 목화이불은 빨면 큰일이라, 햇볕에 잘 말려주는게 세탁이다. 이것만 빼면 다 좋은 것 같다. 천연소재라 느낌도 좋고 보온성은 따라올 상대가 없다. 양털 이불은 적당히 무겁고, 무께도 얇고 소재도 천연소재라 참 좋다. 올 겨울에는 이불을 골라가면서 덮고 잘 것 같다. ^^

셋.
겨울이라 햇살이 힘이 없다. 한여름의 그 넘치는 햇살이 그립다. 겨울은 겨울잠이 필요한 계절이다. 하느님은 왜 곰하고 사람을 차별하셨을까. ^^

넷.
이사온 집이 따뜻해서 요즘 같은 날씨에도 난방을 하지 않는다. 별로 안 추워서 난방을 안하는 것인데, 난방을 안해서 기침이 안떨어지나?

다섯.
겨울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는 시간이 길어진다. 건조한 날씨만큼이나 메마른 우리의 삶에 음악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음악을 사랑할 수 있는 내 여건에 감사하지만, 이 작은 여건도 갖추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대한 미안함이 요즘은 머리속에 자주 밀려온다.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현실. 과연 이렇게 계속 살것인가……

여섯.
곧 설치류와 인류의 대화가 열린다. 35개 전국 방송에서 생중계 한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아름다운데 왜 이렇게 쓴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짧은 생각 15

1.
시험기간인데 한국 시리즈를 꼬박 다 챙겨서 봤다. 만약 기아가 졌다면 쓰러졌을지도 모를 일. 크.

2.
머리를 자르기도 뭐하고 기르기도 뭐하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파마를 했다. 오랜만에 파마를 한 것 같은데 편해서 좋기는 하다. 머리 안감아도 티가 별로 안나니까.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계를 샀다. 어렸을 때 엄마가 사준 것 빼고 말이다. 몸에 뭐 걸치고 다니는 것을 워낙에 싫어하는 성격이라 커플링이고 시계도 다 마다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 나이를 먹으니 옆사람 강압에 약해지는 듯.

3.
TCD50 이라는 시디피를 거져 얻어서 쓰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다. 컴퓨터로 음악 듣는 사람이면 모를까 나처럼 음반으로 음악 듣는 사람은 시디피가 꼭 있어야 한다. 괜히 천만원짜리 시디피보다 소리 좋다는 소리에 PC-FI로 넘어가면 나처럼 후회한다.

4.
운동을 하면서 살이 왜 안찔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봐도 결론은 단백질 부족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채식을 원칙으로 하는 생활이기에 다른 사람과 외식하는 경우가 아니면 채식만 고집하는 편이다. 살이 많이 빠져서 하루에 달걀 6개씩을 먹어봤는데 적정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달걀 흰자를 거의 백단위로 먹어야 한다고 들었다. 주워들은 풍월이 있어서 달걀, 닭은 입에도 대지 않는 편인데 그놈의 몸한번 만들어보겠다고 15개에 5천원짜리 한살림 방사 유정란을 좀 사다 먹었는데 효과도 없을 뿐더러, 살림이 휘청거린다. 그래서 단백질 보충제를 먹기로 결정했다. 우유 단백질이라 눈 딱 감고 몇달만 먹기로 결정했는데, 밤이 되면 먹지 말까 하는 유혹이 또 밀려온다. 이번주 고민해보고 결정해야겠다. 자취생이 삼시세끼 다 먹는 것도 불가능이지만, 단백질을 음식으로 필요한 분량만큼 섭취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 같다. 트레이너가 옆에 붙어서 운동과 음식까지 처방해주면 모를까. 세상이 점점 운동에도 돈이 필요한 세상으로 변하는 것 같다.

5.
이사하고 음반을 정리한다고 정리했는데 찾는 음반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얼마나 더 정리해야 하는 걸까 ㅡ.ㅡ

6.
좋은 피부를 타고 났다고 생각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 요즘은 스킨, 로션에 에센스 그리고 가끔 수분 크림까지 발라주고 잠에 든다. 썬크림도 거의 챙겨서 바르고. 재작년까지만 해도 겨울이 아니면 거의 화장품을 바르지 않았는데, 복싱을 하면서부터 피부가 장난아니게 늙었다. 그때부터 화장품을 챙겨서 발랐는데 요즘은 더욱 신경써서 바르고 있다. 돈을 들이니까 그래도 좀 낫기는 낫다. 화장품에 돈 쓰는 것이 심히 아까워 아직도 주로 누가 사주는 것만 갖다 쓰는 편이다. 내 돈주고 살 때는 페이스샾을 주로 사용하는데 하나에 만원이 안넘어가는 것을 기준으로 결정을 한다. 비싼 화장품이나 싼 화장품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기때문에 큰 불만은 없다. 솔직히 화장품 발라서 미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피부가 젊어지는 것도 아닌데, 큰 돈 쓰기는 좀 아깝다. 그러고보면 20대였을 때는 젊음이 가장 큰 화장품이었던 것 같다. 세상 그 어던 것도 대신 할 수 없는 최고의 화장품. 그래서 늙으면 젊음을 갈구하나 보다.

7.
가을이 오니까 집앞에 벼를 모두 수확했다. 나락이 노랗게 익은 모습을 보며 학교가는 것도 즐거웠는데 휑한 논을 바라보니 마음도 휑한 것 같다. 몇주 전만 해도 아침이면 나비하고 새들이 반갑게 맞이해줬는데 요즘은 나비 수가 부쩍 줄었다. 간간히 듣지 못한 새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겨울이 오면 산새도 힘들어질테니, 만나기 힘들겠지. 사는 곳이 그린벨트로 묶인 학교 학술림 지역이다. 그래서 식생이 다양하고 숲이 건강하게 유지되어 왔다. 산을 타면서 공원을 가고 산등성이를 따라가다보면 참 아름다운 곳이구나 생각이 절로 밀려온다. 전주 시내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사람많고 차 많은 곳이 질려서 이사를 결정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구글 어스에서 전주 시내에 있는 녹지대를 검색한 후 차를 몰고 일일히 물색한 곳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2주를 돌아다니다 찾은 곳이 지금 사는 곳인데 학교에서도 가깝고 숲이 울창해서 공기가 참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이라 마음에 든다. 나중에 이사를 갈 때도 이런 곳으로 이사를 하고 싶은데, 삽질천국에서 과연 가능할까? 물좋고 산좋은 고산에다 골프장 짓는다고 지랄하는 놈들을 보면 참 역겹다. 그런 역겨운 놈들때문에 신부님들이 길가로 나서고 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 나라가 골프에 환장을 했는지, 제 분수를 모르는 족속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