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대한 생각

얼굴에는 그 사람의 삶이 묻어 있다. 살아온 삶에 대한 궤적 

노인들의 도시, 지방소도시에 살다보니 매일 노인들의 얼굴을 본다.

풍요를 향해 질주하던 시대, 한복판에 살았던 그들의 삶을 보게 된다.

거의 모두가 교양과 지식이 들어갈 틈이 없다.

그들을 얼굴을 보라.

가난과 노동뿐인 삶이 얼마나 사람의 얼굴을 추하게 만드는지.

그들의 얼굴에서 우리의 과거를 보고 지금의 모습을 본다.

고난에 대한 보상이 없는 현실이 어떻게 사람의 삶을 짖누르는지.

우리의 미래를 본다.

짧은 생각 26

1.
드디오 피아노 잔금을 다 치렀다. 지겹기도 하고 좋은 피아노 사는게 어찌나 어려운지 몸에서 사리가 나오는 줄 알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야마하 피아노 대부분이 일본 대형 유통업자의 피아노를 국내 수입업자 몇 명이 수입하는 형국. 버블시대 일본이 얼마나 황금기였는지 지금 유통되는 피아노를 보면 대충 짐작이 간다. 아무튼 피아노 사기 참 힘들다.

2.
허리가 아프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고역이다. 핸드폰 알람을 끄러 기어가야 한다. 웨이트 하다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었는데 이제 몸이 예전같지 않은 건지 준비운동을 본운동만큼 해줘야 다치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렸나 보다. 운동을 잘 안하는데 못하게 되니까 괜히 더 하고 싶은 이 놀부심보은 뭘까. 어제는 한시간 정도 동네를 걸었다. 걷기가 좋다고 하지만 시간에 비해 강도나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정이 안 붙는다.

3.
투자를 해보니 월급이 얼마나 쉽게 버는 돈인지 알겠음. 돈을 벌려면 그만큼 어마어마한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4.
세종시를 다녀왔는데, 매번 갈 때마다 도시가 확장된다. 노인을 찾기 힘든 도시, 한창 자라날 아이들이 넘쳐나는 도시를 보니 부럽다. 한창 소비가 넘칠 시기의 연령대가 집중되어 있으니 이 도시는 성장 할 수 밖에 없을 듯… 다른 도시들은 다 서서히 죽어가는데 말야. 이 나라까지도…

5.
고장난 시계도 하루 2번은 맞는다. 그럼에도 부동산 폭락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나도 이전과 같은 상승은 없겠지만 물가상승율만큼은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가능인구의 하락과 비현실적인 집값을 생각하면 이게 유지된다는게 말이 되는가 싶다. 노령화와 인구감소를 생각해보면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더라도 오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럼 이게 집값 하락이지 뭔가… 뭐가 옳은 건지 모르겠다.

6.
여름 휴가를 처음으로 해외로 가보고 싶었는데 올해도 물 건너간다. 여름 휴가를 삼일만 쓰라는 오너의 명령. 회사가 망할려고 하니까 점점 망하는 회사의 면면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야쿠시마를 한 번 가보는가 싶었는데 내 삶에 해외여행은 없는가 보다. 그래서 올 여름 휴가는 그냥 안쓰기로 했다. 작년 재작년에도 난 휴가를 안 썼는데 말야… 쩝…

7.
금융권이 저금리라는 단순한 정책때문에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핀테크를 위시한 새로운 금융환경의 근본적인 변화가 가장 큰 요인. 저금리 저성자 노령화 인구감소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 동력이 사라지는 경제에서 금융 또한 따라서 몰락하는 것이고 그 몰락의 틈새를 아이티업체가 차지할 것이다. 파이는 줄어드는데 서로 나눠먹는 형국. 앞 날이 암울하다.

8.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까…

그리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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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대중이 가장뛰어난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내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그는 내가 투표한 대통령이 아니었으니까. 노무현은 내가 열광한 최초의 정치인었고 없는 대학생 용돈까지 떼어 후원하게 만든 정치인이었다. 삶만큼이나 정치여정도 고난의 길이었지만 결국 그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았다.

대학생 때 FTA를 추진한 그의 결정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열렬한 지지자였던 만큼 그 반대편으로 돌아서기는 쉬웠다. 그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온갖 경제수치가 최고를 향해 달렸지만 서민들의 삶은 어떠했는지, 그 결과 이명박 같은 희대의 사기꾼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퇴임후 자연인으로 돌아간 그의 삶을 보니 그가 이룰 수 없었던 정치여건과 유시민의 지적처럼 지독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이 처참한 현실을 바로 보게 되었다. 노무현 한 사람이 바꿀 수 없는 지형을 그의 책임으로만 생각했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 그가 떠나고 난 후 현실을 보니 그가 얼마나 대단한 정치인이었는지 새삼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

내가 그를 어떻게 평가하든과 상관없이 그는 성공한 대통령이었고 누구보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었음은 부정 할 수 없다. 그것은 역사고 세월이 흐르면 더 단단해지는 진실이다. 노무현은 모든 비난과 비판을 오직 자기 한 사람이 짊어지고 갔다. 그를 향해 손가락질 날렸던 나는 이제와 후회하고 그를 기억하지만 그는 떠나고 없다.

진저리나게 역겨운, 그래서 입에도 담기 싫은 대통령, 누군지 사람이라면 금방 알 수 있겠지. 그런 인간들의 시대를 겪고 살아가다 보니 그 시절이 그립다. 그래도 그 시절은 상식이 살아 숨쉬던 시절이 아니었던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제 노년층의 인구가 청년층을 압도하는 시대가 되었다. 노인들은 표독해서 지 이득에만 눈이 먼 종자들이다. 노인이라는 것의 습성이 원래 그런 것. 나이가 들면 누구다 저렇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깨어있어야 하지만 정신을 흐릿하고 왕년의 기억만 되뇌이는 잠든 인간이 되어버린다. 나도 나이가 드는 것이 그래서 두렵다. 박원순 이년 나오라고 고함치는 노인이 될까봐.

이런 나라에서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대통령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이제 신화로 남을 것이다. 이 나라는 이제 정의 양심은 쓰레기통에서 찾아보기 힘든 나라기때문. 이 저열한 나라에서 그런 정치인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기 보다 부끄럽다. 그의 빛나는 삶을 누더기로 둔갑시키는 나라에서 그의 존귀한 삶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 한심한 나라의 역사가 존재하고 이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면 노무현이라는 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신화로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 방법은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겠지만, 노무현 그는 진정 사람을 사랑했고 또 그 사람을 위해서 온 삶을 바친 진심이 믿어지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