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25

1.
피아노 사기 힘들다. 엔화가 반값이 되어도 피아노는 반값이 아니네. 전주에서 본 피아노가 A급이라는데 사실 음색이 맘에 들지 않아서 고민중이었는데, 검색을 통해서 알게된 도매업자께서 S급으로 구해준다고 해, 그쪽으로 진로변경. 대신 한달을 기다려야 함. 가격보다 상태가 중요하니 일단 믿고 기다리는데 쳐보지 못하고 결정해야 하다니… 피아노를 알아보면서 우리나라에 피아노 수입업자가 4명 정도고, 그중 2명이 메이저라는 사실을 알았다. 주 공급처는 일본. 요즘같으면 피아노 사업 좋겠음. 환율이 그냥…

 

2.
여동생하고 주말 내내 붙어다녔다. 막내는 결혼할 사람 데려오고. 주말내내 한 것도 없이 바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동생들. 내가 엄마자리를 채워줘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내 능력이 슬프다. 내집이 우리집이고 친정이니 늘 아무 거리낌 없이 오갈 수 없는 집이 되어야 하는데… 세상 그 무엇보다 나에게 소중한 존재.

 

3.
동생이 배드민턴을 하라고 해서 등록하고 레슨받기로 함. 요즘 첫째 동생이 귀한 몸이라 명을 거스를 수가 없다. 허허. 그냥 취미로 칠려고 했는데 레슨까지 받네 ㅎㅎ

 

4.
휴가 성수기가 지나면 티벳이나 몽고를 가보려고 하는데, 이게 사람들이 잘 안가는 지역이라 나 혼자 멋대로 돌아다니기가 거시니하네 ㅋㅋ

한번도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어서 ㅡ.ㅡ

 

5.
땅도 사야하고 집도 지어야 하고 야마하 C7업그레이드도 해야 하는데…

결국 회사를 다녀야 하는구나 ㅡ.ㅡ

 

6.
월급이 깎이는 건 참을 수 있는데 칼퇴근과 주말연휴가 사라진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회사를 관두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일종의 마지노선.

회사를 다녀야 하지만 내 마지막 자존심이 있는거지. 나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도 아니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도 아니잖아.

 

계획

계획1
1. 자작나무 편백나무 블루베리를 심는다.
2.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3. 내장산에 집 지을 땅을 알아본다.
4. 그랜드 피아노를 들인다.

계획2
1. 닭을 키울 축사를 만든다.
2. 양봉을 시도해 본다.

계획3
1. 논을 구입해서 농사 규모를 늘인다.
2. 집을 내 맘에 맞도록 짓는다.
3. 회사를 최대한 빠른 시기에 그만둔다.

조지 오웰을 읽다

조지 오웰의 수필집 나는 왜 쓰는가를 읽었다. 수필이라는 것이 소설과 달리 개인의 내밀한 직접적 독백이기 때문에  코드가 맞으면 쉽게 감응하는 법인데 오웰의 수필은 처음부터 나에게 오는 길이 덜컹거렸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제국주의 시대 오웰의 눈으로 바라본 영국의 시대상에 나에게 참 낯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읽어나가면서 내게 다가오는 오웰의 이야기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을 때 느끼는 그 설레움을 가져다 주었다.

그간 나의 세계관은 생태주의에 기울어 그쪽에 관련된 책들만 주로 편식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쪽 책을 읽으면 참 편하지. 왜냐면 나는 이미 그쪽 세계에 발을 내딘 사람이니까.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며 다가온 그 스산한 감동은 이런 연유일 것이다.

그런데 오웰의 세계는 달랐다. 아니 다르다는 표현으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아직 다 읽지 못해서 정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하겠다. 오웰의 세계는 책 한두권을 읽는다고 알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었다. 동물농장이나 1984의 작가로만 오웰을 알았다니… 요즘 밤에 오웰의 글을 읽는 재미가 얼마나 큰지 모르겠다. 오웰을 읽으며 제국주의 시대로 돌아간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한 시대를 깨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삶인지, 다른 의미로 불행한 삶인지 생각하게 된다. 시대를 깨어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이튼을 졸업하고도 식민지 버마의 경찰로 자원하였다. 이튼 출신 최초. 그 죄책감으로 런던에서 노숙자 생활도 했다. 이후 작가로서의 삶도 순탄하지 못했다. 건강하지 못했고 짧은 생애를 마쳤다. 하지만 누구보다 빛난 삶이었다. 한동안 오웰 앓이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