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완료…

조립식인데 내가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벽을 보면 알 수 있다. 뭐 그렇지만, 공사내내 감독을 아버지가 해주셔서, 사실상 아버지의 작품임. 그래서 모든 사이즈가 10%씩 감소. 천장이 3m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ㅡ.ㅡ

여기에 벽과 천장 편백 루바를 하고 조명 하나를 이케아로 바꾸고 바닥에 마루를 깔면 끝. 난방을 어떻게 할까 계속 고민중이다. 바닥난방을 하게 되면 탄소섬유시트 깔아야 해서 장판을 깔고, 바닥 난방을 포기하고 그냥 히터로 만족한다면 마루를 깔게 된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난방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많음…

 

샤르팡티에를 듣는 밤…

요즘 도세의 샤르팡티에 음반들을 들으며 푹 빠져지낸다. 샤르팡티에의 음악이 나와 이렇게 잘 맞는 줄 몰랐다. 도세가 지휘한 모든 샤르팡티에 음반을 들으며 어느 한 장도 내 맘에 들지 않은 음반이 없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속으로부터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사실 샤르팡티에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간 잘 듣지 않았는데 그건 내가 무지해서 였고, 샤르팡티에는 진정한 거인 그 자체.

밤에 작은 불을 켜놓고 그의 음악을 듣는 이 호사로운 사치에 감사한다.

난 참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다. 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면 내가 샤르팡티에를 알 수도 그의 음악을 들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예술이라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현실. 예술이 배나온 돼지들의 전유물이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

집을 짓는 건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 있는 듯…

어제 대충 완성된 실내 내부를 줄자로 재보니 처음 생각했던 높이 3m 폭5m 길이 7m 에서 대략 10% 정도 실내 공간이 줄었다. 일괄적으로 줄어들어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실내공간을 딱 지정해서 시공해 달라고 해도 실제 집을 짓는 건 내가 아니다 보니 집 짓는 사람 마음…

단열에 대해서 미친 듯이 공부하고 있어 생각은 높고 높은데 현장에서 시공하는 사람들은 이정도면 충분한데 또 해요? 석고보드도 2겹으로 둘러달라고 했더니 굳이 그렇게 까지…

석고보드 2겹을 두르고 내부 단열에 신경을 쓰고 편백을 두르면 실내공간은 더 줄어들 것이다. 단열은 외부 단열이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이미 외부은 다 지었으니 천상 내가 내부 단열을 직접 시공하는 것이 가장 맘 편하기는 한데 내부에 단열을 또 하면 내부 공간이 줄어드니 그게 걱정…

편백 루바도 편백 종류도 많고 판매하는 사람도 많아서 뭘 선택해야 할지 선택장애를 불러일으킨다. 그냥 석고만 두르고 벽지발라서 맘 편하게 지내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상이 높으면 현실은 괴로운 법. 집을 짓는 건 그 가운데 위치에 아슬아슬 줄타기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