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 산책

정읍에 살면서도 내장 저수지 둘레를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아내랑 한 번 걸어보았다. 생각보다 긴게 아니라 굉장히 길어서 2시간을 걸었다. 한 시간이면 충분히 다 걸을 줄 알았는데… 걷다보니 저수지 둘레의 내밀한 풍경을 제대로 보게 된다. 비올 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숨겨진 명소도 발견 ㅋㅋ

저수지 아래 광장. 사람이 아무도 없는 장면은 처음 본다.

 

우리에게는 없는 일상

바다 건너 나라를 가본 적이 없었던 나는 처음 눈으로 확인하는 이국의 풍경이 낯설었다. 이국적이라는 이제는 하도 봐서 옆동네 같은 성당이나 거리의 풍경이 아니라 거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물론 오래된 건물들의 운치는 상당했고 거대한 성당의 풍경도 볼만은 했다. 볼만은 했다고…

거기 사는 사람들이 자기 집을 꾸미는 모습은 뭔가 우리에게 없는 무언가를 보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관광지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골목으로 들어가도 어디를 가도 한 결 같은 그 풍경을 보면서 이건 그네들의 일상이라는 것을 깨닫았다.

휘황찬란하게 꾸민 것도 아니고 대단한 정성을 들여서 꾸민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의 한 부분. 내 일상의 시간을 쪼개고, 기꺼이 품을 들이는 그 모습이 난 무척 부러웠고 어디를 가나 인상깊었다.

단군이래 가장 배부른 삶을 산다는 지금, 우리 거리의 풍경은 어떤가. 번화가는 번화가대로 주택가는 주택가대로 황량한 풍경이다. 어디를 봐도 시간을 쪼개 품을 들일 틈이 없다. 틈없이 빡빡한 일상과 뺵빽한 풍경. 우리의 삶은 이렇게 메말라가는 것이다.

이제 그만 패스트 무버 Fast Mover 의 삶을 살지 않으면 안되나? 다람쥐 챗바퀴처럼 쉼 없이 달리다 질식해 죽을 것 같다. 우리 파파의 말씀이 생각난다. 쉼 없는 노동은 영혼 없는 삶이다.

 

이탈리아 여행 첫날

처음 해외에 나가 창밖을 바라 본 풍경.

아침에 바라보니 이런 풍경. 나무가 생소함. 로마 외곽지역인데 지역명이 기억이 안난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노인, 한적한 거리의 풍경. 첫날 아무 것도 몰랐을 때는 그저 한적한 도시 외곽인 줄 알았는데, 좀 돌아다니다 보니 다른 풍경이 나온다. 사람 사는 풍경속으로 들어가니 그 사람들이 가꾼 거리의 풍경과 삶의 풍경이  나온다.

숙소 내부 풍경. 숙소 앞.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어느 곳에서나 화분을 가꾼다는 것. 가정집이면 가정집, 장사하는 곳이면 장사하는 곳. 로마 같은 큰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의 품을 느낄 수 있다. 그 사람들의 여유도. 도시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도시를 가꾸고 삶에 기꺼이 품을 들이는 그들의 풍경이 아름다운 것.

이동중에 찍은 풍경. 겨울이어도 이곳은 초록이 가득하다. 지중해성 기후가 새삼 피부에 와 닿았는데 여름에는 얼마나 더울까 생각이 들었다. 겨울 들판을 가득채운 초록의 풍경. 성당보다 더욱 이국적이었던 풍경이다. 겨울인데 가득한 초록. 좋은 날씨 좋은 기후다.

페스트가 유럽을 강타했을 때 만든 풍경중 하나가 산위의 도시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다보니 페스트로부터 안전한 곳이 바로 지대가 높은 곳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