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참 어려운 것이, 맛이라는 것이 매일 변한다.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이것을 해결하는지 경의로울 지경.
어제 마신 코스타리카 게이샤 경우 로스팅 5일 째인 어제는 맛이 별로 였는데, 오늘은 맛이 한결 나아졌다. 아내도 콜로비아 수프리모를 마시지 않고 게이샤를 마신다.
첫 맛은 그렇게 다가오지 않는데 마시고 난 후 진한 꽃내음이 느껴지는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잠시 식은 후 마시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이때 뜨거운 물을 타서 마시면 첫 맛은 부드러워지지만, 진한 꽃내음은 점점 사라진다.
한 잔으로도 온도에 따라 농도에 따라 이렇게 맛이 달라지는 커피의 세계는 참 알면 알수록 기묘하다는 말이 적합하다.
오늘은 드디어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를 볶았다. 주로 마시는 마리오 산호세가 아닌 레옹 까르나발이다.에스메랄다 농장의 명품 답게 핸드픽 할 필요가 없이 완벽한 생두. 출하시 이미 세심한 핸드픽으로 골라낸 것 같다.
맛은 최소 5일은 기다려야겠지만, 실패시 부담이 크다.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도 등급이 있어 경매, 비경매로 생두 나뉜다.물론 경매 물품이 가격은 배가 넘는 경우도 있다. 좋은 물건은 경매로 내놓는 것이 파는 사람의 당연한 입장.
아무튼 경매물품으로 구입해서 맛이 없으면 타격이 어마어마 하다. 이렇게 비싼 생두는 앞으로 구입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호 식품에 과소비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죄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