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 첫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 본 적이 없다. 부실한 집에 살면 여름과 겨울은 특히 괴롭다.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생을 모르고, 사는 사람은 그것을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살 수 있다.

더위는 비용을 수반하지 않지만, 추위는 비용을 수반한다. 그래서 추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짐이다.

아내가 전에 살던 집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한다. 방안에서도 오리털 파카를 벗지 않고 파카를 입고 전기장판속에 들어간 이야기. 그 집에서 2번의 사계절을 보냈는데 지독하게 추웠던 겨울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한다.

내가 집을 만들어도 이 집보다는 잘 만들었을 것 같다. 현관문이라는 개념도 없고. 밖에서 보면 흉가처럼 보이던 집. 도대체 집을 어떻게 지으면 난방을 해도 난방이 안되는 집을 지을 수 있는지. 난방을 안하고 살았던 나는 전기장판이 얼마나 위대한 발명품인지 그 때 알았다.

아침에 세수하러 화장실에 가면 밤새 세수대아속 물이 꽁꽁 얼어있었던 그 집. 어제 그 집 이야기가 나와서 아내랑 한 참 이야기 했다.

 

 

 

 

커피 #1

로스팅에서 생두를 균일하게 볶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인 배기 같음. 제대로 배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기에만 좋은 원두가 됨. 6개월간 맛 없는 원두의 원인을 찾다 결국에 해결책은 이 것. 강제배기 경우 배기가 잘 이루어지는지 꼭 확인해야 함. 송풍기 성능이 점점 떨어짐. 주기적인 청소 요함.

아마로가요 내추럴 생두 : 아이스로 마실 경우 끝맛이 환상적임. 커피의 여운이란 이런 맛일 듯.

작년 내추럴 게이샤에서 우승한 코스타리카 게이샤 150g 로스팅. 맛이 궁금하지만 기다려야 함. 로스팅한 원두는 대체로 5일은 있어야 맛이 나기 시작함.

예전에는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뛰어난 원두가 많았던 것 같은데, 커피의 일상화가 부른 참극인지. 이제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그만큼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함. 이제 가성비는 커피세계에서 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