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는 한때는 극존칭의 대명사였다.
만인지상 최고의 존칭어였으니까.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님이 ‘각하’가 아니라 ‘님’이라 부르자 했을 때
이미 각하는 사라지고 없었다.
단순히 용어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도 사라지는 시대였다.
시대가 이미 그 단어를 용납할 수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겪으면서
우리는 누구나 대통령님도 감히 손가락질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님을 대통령 각하로 비하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 때는 최고의 극존칭이었으나 이제는 비하와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각하’.
이 시대는 각하를 다시 부활시켰다.
그러나 성격과 의미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말이다.